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로또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올해 무순위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의 2배로 뛰었다. 무순위 청약은 분양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발생할 경우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제도다.
27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청약홈에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이날까지 총 37곳으로, 평균 경쟁률은 4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서 진행된 무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22대 1)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올해 신청자는 19만9736명으로, 지난해 신청자의 5배에 달한다.
올해 청약홈 진행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지난 23일 나온 공공분양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로 1만6505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더샵 광교산 퍼스트파크'(1만3466대 1)와 9월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1만3880대 1)도 뒤를 이었다. 지난해 무순위 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257대 1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청약홈이 아닌 자체 홈페이지로 진행한 무순위 청약까지 포함하면 경쟁률이 더 높다. 세종에서 이달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온 '세종 리더스포레 나릿재마을 2단지'는 1가구 모집에 무려 24만9000여 명이 몰렸다.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8만8208대 1), 6월 경기 수원시 '영통 자이'(3만3863대 1), 5월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2만8008대 1), 5월 대구 중구 '청라 힐스 자이'(2만1823대 1) 등도 경쟁이 치열했다.
무순위 청약은 과거 견본주택이나 사업자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졌으나 올해 한국감정원으로 청약 업무가 이관되면서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서 나오는 잔여 가구 20가구 이상 무순위 청약은 청약홈에서 이뤄지도록 했다.
무순위 청약은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고 재당첨 제한이 없다.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지난해부터 다주택자와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미계약분만 '줍고 줍는다'는 의미의 '줍줍'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계약분은 애초 공급 시점의 분양가로 다시 공급되기 때문에 급등한 주변 시세 대비 월등히 저렴한 '로또'로 여겨진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현재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다는 불안 심리가 팽배한 만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인기 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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