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급차 막아 환자 사망했는데…" 유족의 절규
입력 2020-11-27 16:06  | 수정 2020-12-04 16:36

구급차를 막아세워 응급환자가 숨지자 기소된 택시기사 A씨(31)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자 유족들이 울분을 토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지난달 21일 검찰의 7년 구형보다 낮은 징역 2년을 A씨에게 선고했지만, A씨는 형이 과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유족들은 "복장이 터질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A씨가 1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구급차를 가로막으면서 환자가 죽을 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A씨는 1심 변호사를 교체하고 항소를 위한 법률대리인을 새롭게 선임했다.
유족은 "어떻게 사과 한마디 없냐"며 "우리를 피해자 가족으로 대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은 "유족들이 1심 결과에 불만족했는데 A씨는 이마저도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며 "1심에서 죄를 인정한 것은 양형을 유리하게 받으려는 의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족과 함께 항소심 재판에 참관인 신분으로 참석해 재판 과정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지난 7월 3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주장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어머니의 통증이 심해져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구급차를 불렀는데 택시와 접촉 사고가 났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구급차 기사가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말했으나 가해자는 '가긴 어딜 가냐'며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어 "어머니는 10분간 방치됐고 무더운 날씨에 충격을 받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택시 기사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운전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이 많다.
한 네티즌(thef****)은 "죽으면 책임진다 해놓고 왜 항소하냐"며 "유족한테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juns****)" "고작 징역 2년인데 항소라니(assa****)" "반성이란 걸 모르는 인간(m242****)" "남은 재판에서 책임 물길(jkik****)" "직접 살인한 것과 뭐가 다르냐(just****)" 등 반응으로 가해자 A씨를 꾸짖었다.
하지만 아직 A씨의 이송 방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
유족이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서울 강동경찰서에 부검을 신청했지만 진행되지 못한 상태다.
A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은 내달 23일 오전 10시 20분 서울동부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춘호)에서 열린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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