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산업은행의 법원 겁박 개탄스러워…항공업 재편은 공정한 절차로 진행돼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KCGI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항공업 재편은 공정한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의 산업은행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의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둔 상태다.
KCGI는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국책은행으로서 어떠한 결정도 존중할 것"이라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을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해관계자 모두를 배려한 논의 과정이 부재했음을 비판한다는 입장이다. KCGI는 항공업 재편 논의에 꼭 포함돼야 할 주체를 △관련된 회사 주주와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국토부, 금융위, 공정위 등 관계 당국 △납세자이자 소비자인 국민 △항공업 내외부 전문가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KCGI는 산업은행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KCGI는 "얼마전까지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장담하던 국책은행은 가처분이 인용되면 딜이 무산되고 딜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파산을 피할 수 없다고 갑자기 주장하면서 법원을 겁박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KCGI는 졸속으로 추진된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위법성에 관한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향후 항공업 재편을 구체적으로 진행함에 있어서 지금이라도 필요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을 제안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의 효력을 중지해 달라며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 1회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KCGI에 맞서 한진칼 측은 "이대로 가면 국적항공사는 공멸한다"며 "경영권 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건 국책은행으로서 책임 회피"라고 했다. 또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속적 지원 없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가처분 인용 여부가 다음달 1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라 그 전에 법원의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는 관측이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