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89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 1심 선고 중계방송과 법정 내부 촬영을 모두 불허했습니다.
재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만 사전에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획득한 사람 외에는 법정에 선 전씨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26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전남 사진기자협회 등이 공문을 통해 중계와 재판 초반 법정 촬영을 요청한 데 대해 법원 측은 내부 촬영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구두로 답변했습니다.
법원 측은 피고인의 동의가 없고, 불구속 상태로 1심이 진행 중이어서 촬영을 허가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의 첫 법정 출석이나 선고 시 언론에 그 모습을 공개해 국민들이 볼 수 있게 했던 전례와는 대조적입니다.
과거 전·현직 대통령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받은 것과 달리 전씨는 불구속 상태로 받는 점이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대법원 규칙에는 구속·불구속에 따른 차이는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습니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을 때 촬영 등을 허가할 수 있지만 동의 여부에도 불구하고 촬영 등을 허가함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정사상 형사 법정에 선 역대 대통령은 총 4명으로, 모두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6년 12·12 반란과 5·18 내란 살인 및 뇌물 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횡령 등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았습니다.
5·18 단체와 광주 지역 시민·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5·18 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전두환에 대한 선고재판을 생중계해 국민들이 역사적인 순간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과 민주당 조오섭·이형석 의원 등도 5·18에 대한 전씨의 책임과 역사적 중요성 등을 고려해 재판을 생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씨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