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수도권과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지만 일반 기업 직장인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눈치다. 재택근무가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사무실로 출근을 하라는 회사가 많아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은 고위험 사업장에 한해서만 마스크 착용, 소독, 근무자 간 거리두기 등 핵심 방역수칙이 의무고 이외 기관·기업은 기관·부서별 전 인원의 3분의 1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활성화가 권고된다. 이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저희 회사는 재택근무 안 해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근무한다는 A씨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후 취직했지만 한 번도 재택근무를 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재택근무 하고 싶죠"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예요"라며 "저도 지하철 탈 때마다 불안해요"라고 토로했다.
서울시 강남구에서 2년간 근무 중이라는 B씨도 재택근무를 한 날이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B씨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이번에 재택근무 시작한다던데 저희 회사는 그런 얘기가 없어요"라며 "버스에 사람들 가득 찬 모습 보면 괜히 한숨이 나오죠"라고 탄식했다.
"재택근무 희망하는 직장인 88.3%"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 알바콜은 지난 18~20일 직장인 748명 대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직장인'을 조사한 결과 88.3%에 달한다고 26일 밝혔다. 그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절감'이 29.5%로 제일 높았고 '감염우려 최소화'(23.5%), '불필요한 회식/행사 자체가 사라짐'(15.0%), '(업무 외)가사, 육아 도모가능'(10.4%), '비대면 근무방식이 업무효율 증진이 있다고 판단'(12.5%) 순이었다.
자세한 통계 내용은 취업포털 인크루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은 코로나19 사각지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서울 지하철 시간대별 이용인원 현황(1~8월 누적 집계)'에 따르면 지하철 이용은 출·퇴근 시간에 집중돼 있다.
오전 8~9시 출근 시간대에 구로디지털단지역(326만7351명), 가산디지털단지역(308만1376명), 신림역(280만7621명) 등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10개 역에는 총 2599만4707명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오후 6~7시 퇴근 시간대에는 강남역(423만6990명), 잠실역(318만9672명) 등에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10개 역에는 총 2820만9975명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 혼잡 시간대에 이용자가 몰리면 거리두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방역당국도 지하철을 '코로나19 사각지대'로 여긴다. 지금 같은 춥고 건조한 겨울철 날씨에 지하철 인파까지 겹치는데도 마스크 착용 외에는 별다른 방역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방역당국은 최대한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 출근하는 것이나 재택근무·유연근무로 이동량을 줄이는 것을 거듭 권고하고 있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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