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일본에 이어 오늘(25일) 한국을 방문합니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동맹인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찾는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큰 미중 갈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가 한반도 정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가져올지도 주목됩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24일) 정례브리핑에서 "강경화 장관은 26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 장관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은 작년 12월 이후 1년 정도만입니다.
그는 어제(24일)와 오늘(25일) 일본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회담 등 일정을 소화하고 오늘(25일) 늦은 오후 전용기로 한국에 도착합니다.
주요 관심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한 논의입니다.
양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했으나, 한중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확산세여서 현재로선 연내 방한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이 미국 행정부 교체기라는 민감한 시기에 도발하지 않도록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는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입니다.
왕 외교부장의 방한은 내년 1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습니다.
새 행정부에서도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왕 외교부장이 아시아 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과 관계를 미리 다져놓으려는 모습입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과 함께 중국에 대응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의중 파악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 외교부장은 한국과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관측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특별히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인 한중 간에 국제문제나 정세뿐 아니라 양자 차원, 한반도 문제 관련해서도 다뤄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협의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 기간 청와대를 방문해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만날지도 주목됩니다.
그는 여권 핵심 관계자들도 두루 만날 예정입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이재정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이 모레(27일) 왕이 외교부장과 조찬을 합니다.
중국 측이 한반도 문제 전문가와의 면담을 요청해서 마련된 자리로 한중관계 전반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왕 외교부장은 1년 전 방한 때는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만나 "중한 관계의 튼튼한 발전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해 양자 관계 발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왕 외교부장은 내일(26일) 이 전 대표와 만찬을 할 계획이며, 박병석 국회의장과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