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락장 7000억 베팅한 개미…역대급 상승장에 `안절부절`
입력 2020-11-24 17:41  | 수정 2020-11-24 20:33
◆ 코스피 이틀째 사상 최고 ◆
코스피가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달 들어 지수 하락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개미들이 개별 종목의 지수가 상승하자 차익 실현 매물을 던지면서 지수 하방에 베팅을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 전망대로 연말부터 내년에 코스피 3000 시대를 여는 등 계속 상승할 경우 특히 인버스 레버리지(일명 곱버스) ETF에 투자하는 개미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라는 곱버스 ETF 상품을 6495억원어치 집중 매수했다. 4위는 레버리지가 없는 인버스 ETF인 'KODEX 인버스'로 1314억원을 개인이 매수했다.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는 F-KOSPI 200 일별수익률 -2배를 추적하는 ETF 상품이다. 지수가 지금처럼 계속 상승하는 장에서는 손실이 크게 불어날 수 있어 위험한 상품으로 꼽힌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그간 보유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한 차익 실현과 함께 지수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일부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개인의 인버스 매수가 지수 하락에 대한 유의미한 시그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연초 이후 곱버스 ETF 시장에 개인 투자자금이 3조3000억원 유입됐다"며 "곱버스 ETF 투자 손실이 막대해 회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일 코스피가 2%씩 두 달간 빠져야 이론적으로 전고점에 도달한다"며 "단기투자에 적합한 곱버스 시장에서 물타기를 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투자자들한테는 최악의 상황인 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환매 시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개인들은 초단기 레버리지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1억원을 KODEX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면 수수료를 뺀 수익금이 3600만원에 이른다.
[문지웅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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