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직설 화법으로 유명한 야나이 다다시(사진)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또 한번 일본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뱉어냈다. 패스트테일링은 유니클로·지유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야나이 회장은 2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일본 정부가 소비지출 촉진을 위해 시행 중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과 같은 정책에 대해 "전국으로 여행을 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나이 회장은 "나라에서 돈을 받아 레저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나랏돈은 곤란한 사람을 돕는데 쓰여야 하는데 용도가 잘못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비용이나 외식비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정책 고투 트래블과 '고투 이트(Go To Eat)' 등을 시행 중이다.
이들 정책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부터 공을 들인 핵심적인 경기 부양책이다. 하지만 소비 행위에 대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것이라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주로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무리하게 여행 및 외식 수요를 유발해 결과적으로 감염 확산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평소 일본 사회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는 이로 유명하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닛케이비즈니스 기고문을 통해선 "최근 30년간 세계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은 최선진국에서 이제 중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하지 않으면 일본은 망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또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됐을 때는 "전 국민을 검사해 현실을 파악해 국민에게 고지해야 한다"며 일본에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원활하지 못한 실태를 비판했고, 지난 9월에는 "알아서 기는 손타쿠 문화가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유니클로 등이 영업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사업의 경우 확대 의지를 아냐이 회장은 내비쳤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일본의 10배 인구가 있으며 소득 수준도 오르고 있다. 출점 여지가 많다"며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 연간 100개 정도의 매장을 새로 열겠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은 중화권에 연간 50개 정도의 매장을 새로 냈는데 속도를 두 배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아냐이 회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에 있어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야나이 회장은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것은 집에 있으면서도 나름대로 차림새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집에 있을 때도 회사에 갈 때도 입을 수 있는 우리 옷(유니클로 등)이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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