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주 체제 선포한 F&F, 주가에 `득`일까 `독`일까
입력 2020-11-23 16:01 

MLB, 디스커버리 등 메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F&F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주사인 F&F홀딩스(가칭)는 투자사업부문을 강화해 신규 브랜드를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F는 패션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 법인 'F&F'를 설립한다. 존속 법인은 F&F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다. 향후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고 패션과 연계한 투자를 통해 신사업을 지속 발굴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설법인은 기존 브랜드 사업 영역을 강화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이다.
F&F 측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F&F홀딩스(존속 법인)와 F&F(패션 신설 법인)은 2021년 5월 2일 유가증권 시장에 각 변경상장·재상장할 계획이다. 분할비율은 약 0.5025:0.4975다.
한편, 인적분할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F&F는 전거래일 대비 5.66%(5200원) 떨어진 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사업 분할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4분기 성수기 매출 타격이 예상되면서 이중 악재가 덮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본 사업 가치 탄탄하기 때문에 분할 후 합산시총 하락 위험이나 주가 하락 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동종업계에서 같은 방식의 인적문할 → 공개매수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지난 2008년 한세실업의 선례를 고려할 때 오히려 분할 이후 합산 시가총액이 분할 전 대비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과 달리 F&F(인적분할)의 경우 분할 후 나뉜 2개의 회사에 대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종전과 거의 동일해 특정 사업에 대한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없다"며 "단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F&F의 분할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는 크지 않다"며 "사업회사인 F&F가 현재 현금을 창출하는 모든 패션사업을 승계해 다르게 평가할 부분이 없고 적자 사업을 지주회사가 가져가 사업회사의 손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그간 평가를 받지 못했던 투자부문이 지주회사가 되면서 순자산가치라도 일부 평가돼 기업가치는 미미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 매매거래정지 기간에 대한 기회비용과 불확실성을 감수해야한다는 점 ▲분할 후 두 회사의 시총 합산이 기존 회사의 시총 대비 하락할 가능성 ▲ 공개매수 시 홀딩스 주식으로의 전환 고려 등 검토해야 할 사안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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