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17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음료 박스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 "오랜만에 (최성해) 총장과 전화했다"며 사이다 사건의 전모에 대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연말에 (최 전 총장과) 같이 식사하기로 약속해 놓고 아직 날짜를 못 잡았다"면서 "사이다 얘기가 생각나서, (최 전 총장에게) '아, 왜 쓸 데 없는 걸 보내셨어요?'라고 했더니, 그게 '조국이 아니라 그 아들에게 보낸 거란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최 전 총장이 음료수를 조 전 장관에게 보내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그 전에 만나서 식사를 하는데 그 애(조 전 장관의 아들)가 지역의 천연 탄산음료 맛을 보더니 맛이 있다며 '왜 이런 걸 서울에선 안 팔지?'라고 하더란다"며 "그래서 한 박스 구해 차에 싣고 다니다가 서울에서 정경심 교수 만난 김에 아들 갖다 주라고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후 그 아이한테 맛있게 잘 마시고 있다고 전화까지 왔었다더라"며 "실제론 안 마시고 인사치레로 한 말인가 보다. '한 박스 더 줄까?'라고 했더니 '서울에서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양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이다' 1박스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가 2017년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후 최 총장이 내 아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보내준 음료"라고 썼다.
이어 "잊고 있다가 창고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았다"며 "당시 최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이 음료가 배달됐다. (가액상 김영란법 위반은 아니다) 이후 입도 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2018년 동양대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될 위기에 처하자 고위 보직교수가 서울 방배역까지 올라와 정경심 교수를 만나 부탁을 했고, 그 말을 들은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적었다.
이어 "최 (전) 총장님, 이상의 사실을 부인하시나요?"라면서 "공판과정에서 밝혀졌듯이, 내가 민정수석비서관 취임 이전까지 최 총장은 나의 가족에게 이례적인 호의를 베풀었다. 2014년 8월 아이스 버킷리스트 행사를 하면서 나를 다음 주자로 공개 지목하기도 했다. 항상 마음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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