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S리테일, 농협과도 손잡았다, 유통영토 확장 `광폭행보`
입력 2020-11-23 15:16 

GS리테일이 이번에는 농협하나로유통과 손을 잡고 유통업 영토확장에 나섰다. GS리테일은 농·수·축산품에 강점을 둔 농협하나로유통과 협력으로 '대형마트'라는 또 하나의 유통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GS리테일(편의점·슈퍼·호텔)은 GS홈쇼핑(TV홈쇼핑·모바일 커머스)과 합병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 아우르는 초대형 커머스 기업 탄생을 예고했다. 여기에 KT, 카카오페이, 신세계푸드 등과도 업무협약에 나서는 등 종목과 업태를 가리지 않고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GS리테일과 농협하나로유통이 신촌에 위치한 하나로유통 본관에서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양사가 △신상품의 공동 개발 △배송 플랫폼의 상호 공유 △해외 소싱의 공동 추진 등과 관련한 사업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농·수·축산품과 같은 1차 상품 강자다. GS리테일은 12월 부터 농협하나로유통의 신선한 재료로 도식락을 생산해 수도권 지역 농협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사는 오뚜기 진라면 등 16종의 상품을 제조사로부터 공동 매입해 함께 판매에 나선다.
GS리테일의 광폭 제휴는 분야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KT와 맺은 디지털 물류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이를 통해 GS리테일이 가진 온·오프라인 물류데이터와 KT의 인공지능(AI) 물류 최적화 플랫폼을 결합한 물류운송 최적화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운송 데이터, 실시간 교통상황, 화물량부터 화물차 높이와 무게, 유턴 지역까지 운송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운송경로와 운행 일정을 GS리테일 배송매니저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양상은 다르지만 네이버가 국내 1위 물류기업 CJ대한통운과 손잡은 것처럼 GS리테일도 AI물류최적화 부문 1위 기업인 KT와 함께 최근 중요해진 온라인 쇼핑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또한 부동산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다. 과거 기지국을 주거단지로 전환해 왔다. GS리테일과 함꼐 마트, 물류창고 등 다양한 목적의 상업용 부동산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지난 6월에는 주유소 업체인 GS칼텍스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드론 배송 서비스에 진출했다. 고객이 GS25의 모바일앱으로 상품을 구입하면 인근 GS칼텍스 주유소에서 드론에 실어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구조다.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 유통그룹 계열사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GS리테일의 온라인몰인 GS프레시몰은 최근 신세계그룹 식품계열사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수제 베이커리 상품을 출시했다. 경쟁사인 SSG닷컴이 온라인으로 갓 구운 빵을 그날 배송해 인기를 모은 것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서울 삼성동의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는 명품병행수입 업체와 손잡고 편의점 업계 최초의 명품 상시 판매 공간도 선보였다. 구찌 클러치백, 버버리 크로스바디백, 생로랑 모노그램 팔찌 등 11종의 제품을 점포에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이 간단한 금융업무도 보는 '생활 플랫폼'화 되는데 맞춰 모바일 간편 결제앱과의 제휴도 확대했다. 페이코를 시작으로 SSG페이, 카카오페이와 제휴한 덕택에 현재 GS25에 설치된 1만2000대의 ATM기에서는 현금카드가 없어도 3종의 간편결제 앱만 있으면 출금이 가능하다. GS25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이 같은 간편결제를 활용해 현금을 인출한 건수는 작년 동기보다 230.5%나 늘었다.
이같은 광폭 제휴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주춤해진 실적에 대한 고민이 숨어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GS리테일 예상 매출은 8조9542억원으로 지난해 9조69억원보다 역신장할 전망이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편의점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이 뼈아프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라 전반적인 트래픽 감소로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20년 편의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GS더프레시), 호텔 등 오프라인 채널에만 주력하다 보니 코로나19로 급팽창한 온라인커머스 경쟁에서 한층 뒤쳐져 있다는 것도 향후 성장의 한계로 지적받는 상황이다.
GS리테일이 최근 관계사인 GS홈쇼핑과 전격 합병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달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점포수 성장의 한계를 넘어서 온라인 커머스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다.
[김기정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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