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한항공 미리 사놓을까" 항공사 유증 대박행진
입력 2020-11-23 14:28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소식에 항공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항공사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도 큰 수익을 보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유상증자도 대박을 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오후 1시 30분 현재 티웨이항공은 전일 대비 30원(1.01%) 오른 2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9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가 진행됐는데 신주 발행가가 1485원이었다. 납입일은 지난 13일이었고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금요일인 27일이다. 티웨이항공의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불과 보름 정도의 시간 동안 2배의 수익을 내게 된 것이다.
앞서 유증을 진행한 진에어도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줬다. 진에어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는 지난 16일에 상장됐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7000원이었는데 신주 발행일 당시 진에어 주가는 1만1450원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무려 63.5%다.

이는 이달 중순 이후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항공사들의 주가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증자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주가에 20~25%의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의 관심은 항공사들의 마지막 유상증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대한항공으로 모아진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내년 2월 26일에 결정되는데, 예정 발행가는 1만4400원이다. 현재 대한항공 주가 2만4100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시장의 경쟁 강도가 크게 낮아질 뿐만 아니라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하기 어려운 북미,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한진그룹이 사실상 독차지하게 된다. 대한항공의 투자 메리트가 더욱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유상증자의 성격부터 다르다. 앞선 항공사들의 유상증자는 해외여행이 재개되는 시점까지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버티기 모드용 자금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는 빚덩어리 상태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이용된다. 또 이번주 내에, 늦어도 다음주 초에 KCGI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한진칼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의 결과가 나오는데 여기서 3자연합측이 승리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가 무산된다. 자연히 유상증자도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순항할 경우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1월 26일까지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해야 신주를 받을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발행신주의 주당 가격은 1만4400원으로 별도기준 순자산가치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신주배정 기준일 이전에는 유상증자 취득을 위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조정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