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할리우드 대표 감독 론 하워드는 ‘힐빌리의 노래는 누구나 공감할 가족 이야기라고 밝혔다.
23일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영상이 공개됐다. 론 하워드 감독과 배우 글렌 클로즈, 에이미 아담스가 참여했다.
‘힐빌리의 노래는 낙후된 공업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소외 계층과 그로 인한 사회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미국 지식인 사회를 들썩이게 한 화제작 J.D. 밴스의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가 원작이다.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던 예일대 법대생이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조우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되는 감동 실화다.
‘뷰티풀 마인드로 제74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었던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버네사 테일러가 각본을 맡았다. 에이미 애덤스와 글렌 클로즈, 게이브리얼 배소와 헤일리 베넷 등 J.D. 밴스와 그의 가족을 연기했다.
론 하워드 감독은 책에 굉장히 흥미를 느꼈다. 아주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로 논란도 많이 됐었고, 많은 대화를 발생시킨 회고록이었다. 책을 읽었을 때, 매우 공감을 했는데 사회정치적인 부분 때문이 아니라 가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J.D. 밴스에게 그의 가족에 대해 대화를 하기 위해 전화했을 때, 그리고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제 개인적인 배경과 뿌리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제 가족은 애팔래치아나 ‘러스트벨트 지역은 아니었지만 미국 중심부의 오클라호마, 농경지이자 소도시 출신이다. 공감이 가는 동시에 제가 제 가족을 통해 미국의 시골 지역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있던 부분을 다룰 수 있는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이 이야기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론 하워드 감독은 원작을 영화화하며 ‘가족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책으로 시작했지만 J.D. 밴스와 아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의 가족에 대해, 어머니와의 관계와 사랑했던 외할머니와의 관계 등에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다. 제가 실제로 증조할머니를 ‘할모(Mamaw)라고 부르고 컸다. 그 단어를 똑같이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즉각적인 공감이 됐고 J.D.가 삶 속의 여성들 덕분에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을 때, 매우 진실되고 겸손한 동시에 어떤 고귀함을 보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런 여성 인물들을 아주 힘있게 화면에 그리고 싶었다. 또 가장 보편적인 요소가 바로 가족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다. 문화적으로 러스트벨트와 ‘아메리카나 ‘애팔래치아 지역과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들이 겪은 삶의 렌즈를 통해서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 모두가 겪는 것,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족과 그 안의 복잡한 관계, 그 긴 여정 등을 보고 공감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극 중 강인한 외할머니를 연기한 글렌 클로즈는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다. 아마 2016년으로 기억하는데, 미국이 변화하고 있었고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지역과 문화에 대해 스스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읽었다. 그 후, 제가 몇 년 전 즐겁게 함께 일했던 론 감독님이 대본 작업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를 외할머니인 ‘할모(Mamaw) 역할에 고려해줬으면 했다. 그래서 역을 제안받았을 때 정말 신나고 감격스러웠다. 왜냐하면 그 역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저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역은 저에게 감정적, 심리적, 영적으로까지 전혀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해보고 싶었다. 그런 것은 늘 짜릿한 도전”이라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글렌 클로즈는 외적인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외적인 부분을 제대로 하는 게 저한테 무척 중요했다. 실제 사진도 참고하고, 영상을 통해 그녀가 가족들과 어떤 식으로 행동했고, 아이들을 웨건에 태워서 끌어주는 모습 등도 다 참고했다. 모두 그녀가 몸을 어떻게 썼는지에 집중했다. 그녀는 아주 특별하고 대단한 분이었다. 고관절 통증을 앓았고, 유머감각도 화끈했다. 제가 집중한 것은 어떻게 보면 거의 명상과도 같은데, 그 인물 안으로 그저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녀가 한 생각들을 나도 하려고 노력하죠. 장면 속에서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하고, 훌륭한 대본, 론처럼 객관적인 감독님과 함께하면 배우인 저는 제 일을 해내기만 하면 된다. 그걸 해내는 것에 가장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미 아담스는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보다 가족에 집중하려는 감독님의 비전에 공감이 많이 갔다.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트라우마와 그것을 끊어내고 넘어서서 나다운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그런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고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썼다. 에이미 아담스는 한 20파운드(약 9kg) 정도 늘렸고, 코에 특수분장도 했고, 가발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역할에 집중할 때 보통 여러 준비를 하고, 특히 이번엔 운 좋게도 실제 가족분들이 계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J.D.에게 아주 결정적인 어떤 순간 앞에 많은 트라우마와 감정이 고조된 장면 등이 많이 나오게 되는데,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준비 과정은 다 잊고 최대한 인물들 간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감정을 최대한 풍부하고 섬세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야 한다. 베브의 경우, 제가 이전에 한 기자님이 하신 말씀이 너무 공감돼서 인용하는 거다. ‘그녀는 자식들을 너무도 사랑했지만 자기 자신은 그만큼 사랑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정확한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그 순간에 집중하고 또 뛰어난 상대 배우들과 감독님에 의지하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저는 종종 ‘연기는 까다로운 다이빙을 하는 것과 같다고 보는데 때로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하는 거다. 그랬을 때 물 밖으로 건져줄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는 점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론 하워드 감독은 그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단 흥미로울 것 같아요. 애팔래치아와 몇 시간 거리에 있는 오하이오 중부 쪽, 대도시인 신시내티에서도 멀지 않은데, 그곳은 스틸 타운으로 애팔래치아의 산지와 무척 다르다. 그런 문화적인 구체성이 관객들에게 흥미로울 것 같다. 억양도 좀 낯설고, 행동이나 유머 감각, 분노의 표현 등도 미국의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그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편적인 어려움, 가족마다 가진 역사와 그로 인한 마음의 짐 또 그 이면의 강점들, 아까 말한 J.D.의 가족들의 뛰어난 지능, 그리고 이런 가족 내 문제점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때로는 학대, 중독, 경제적 어려움 등이 가족들을 무너뜨린다. 이런 모든 게 전 세계 가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실제 상황과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하나 되게 해주는 이야기이기를 바란다. 영화를 통해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론 하워드 감독은 ‘힐빌리의 노래에 대해 여러 영화나 매체에서 다뤄지지 않은 미국의 한 부분을 진실되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그렸다고 생각하고 간단하게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전 세계 가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글렌 클로즈는 코로나 초기에 한국의 대응이 전 세계에 많은 영감을 주었고, 그런 모범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재확산 없이 안전하시기를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이런 시기에 이같은 이야기의 일부일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미국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각자의 관점에서 잘 봐주셨으면 하고, 이런 작품을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한한다. 오늘 인터뷰도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라도 진행할 수 있어서 기쁘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한국에 경의를 표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에이미 애덤스는 이 영화에 함께한 모든 배우진과 스태프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해서 정말 좋았고, 여기 함께 계신 두 분도 너무 좋은 분들이다. 저희 작품에 관심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고, 무척 자랑스러운 작품이니 즐겁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힐빌리의 노래는 지난 11일 극장 개봉했으며, 24일 넷플릭스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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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