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앞서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마중물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이번 조치가 산은과 조 회장의 밀실 야합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산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 투자는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산은은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저비용항공사(LCC) 및 관련 자회사의 기능 재편 등 이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과 관련, "경쟁력 강화 방안이 갖는 국가 경제 및 국민 편익·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산은이 한진칼에 직접 주주로서 참여해 구조 개편 작업의 성공적 이행 지원과 건전·윤리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구조 개편 작업은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뿐 아니라 양사 산하 LCC와 지상조업사 등 관련 자회사들의 기능 재편까지도 포함돼 있어 한진칼은 지주회사로서 전체적인 통합과 기능 재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또 "향후 진행될 통합계획(PMI)의 수립 단계에서 세부적인 통합·재편 방안 및 운영 체계가 결정된다"면서 "산은이 컨트롤 타워인 한진칼에 투자해야 어떠한 형태의 통합·재편 방안 구조가 설계되더라도 그에 관계없이 소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진칼 투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산은은 이어 "(산은은 이미 양대 국적항공사의 주채권은행 지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은 반면, 세부적인 통합·기능 재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한진칼에 대한 신규 투자가 구조개편 작업의 전체적인 지원과 감독에 있어 기대되는 의의와 효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국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기간산업의 근본적인 개편 작업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그 어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비난에 대해 의연하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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