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호텔방 전세대책에 만족할 것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호텔방 전세대책 등 11·19 전세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9일 호텔방을 활용한 해외의 전세대책을 소개하며 호텔방은 질 좋은 주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 브리핑'을 통해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지에서 굉장히 호응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에서도 진행하는 사업"이라면서 "머지않아 호텔이 리모델링을 통해 저렴한 임대료의 질 좋은 1인 가구 주택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주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며 "머지않아 잘 돼 있는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또 22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매입임대 주택을 방문해 "전세대책으로 제시한 매입임대의 품질을 크게 개선해 아파트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 과반이 호텔방 전세대책 등 11·19 전세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이번에 발표된 전세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9.4%에 그쳤다.
회의적인 시선은 '패닉바잉'의 주축인 30대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들의 부정 응답은 64.1%, 긍정 응답은 29.4%에 불과했다.
이번 결과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찬성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된 집에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호텔 대책에 동의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부동산값 폭등으로 가정이 무너지고 희망이 사라졌어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진심인가" "좋다는 사람부터 들어가자" "어쩌다 숙박시설까지 주거로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렀을까" "새 발의 피 만큼 효과가 있겠지" 등 의견을 쏟아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실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해도 각종 행정 절차나 임차인 퇴거 등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 거론되는 전세대책들은 대부분 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세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효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전세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어떻게 벌써 효과를 논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전세대책이 실제로 집행되고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9일 전세대책을 발표하면서 향후 2년간 공공임대 11만4000가구를 수도권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호텔방을 리모델링해 제공하는 방안도 담겼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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