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각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외교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7일 대선 승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돌아간 이후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백악관에서 두문불출해왔다. 주말에는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력한 경제성장을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 증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의 전례 없는 경제적 회복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APEC 정상들은 향후 20년간 APEC 어젠다의 초점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맞추는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적 개발을 포함해서 미국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회의 참석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고 2019년엔 의장국 칠레가 시위 사태로 행사를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의 참석도 막판에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하기 위해 중량감 있는 외교무대 등장을 택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21∼22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관하는 G20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이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G20은 코로나19 공동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및 G20 참석에는 대선불복 행보에 주력하느라 국정 및 외교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감안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는 지난 13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회견 이후 일주일 만인 이날 약값 인하 정책을 발표하는 회견도 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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