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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일 만에 KS, 그리고 최다 이닝…김강률 “한 번은 등판할 것 같았다”
입력 2020-11-21 08:27 
김강률은 20일 열린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1117일과 2⅔이닝. 김강률(32·두산)은 3년 만에 등판한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개인 최다 이닝을 던졌다.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그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두산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20일 벌어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이는 3타점을 올린 김재호였다. 그렇지만 김강률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6실점을 하며 흔들리던 두산 마운드는 김강률의 등판 후 안정감을 찾았다.
홍건희가 4회초 2사 만루에서 이명기(1타점) 나성범(2타점)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자, 두산은 투수를 교체했다. 김강률이 터벅터벅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의외의 카드였다. 그는 필승조가 아니었다. 두산 불펜 투수 중에서 쓰임새가 후순위였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 만에 첫 기회를 얻었다. 그렇지만 반전의 카드였다.
2017년 10월 30일 KIA와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1117일 만에 한국시리즈 등판이었다. 김강률은 온 힘을 다해 NC의 흐름을 끊었다. 2사 1, 2루에서 양의지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김강률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결정구는 스플리터였는데 밀려 들어간 것 같다”라고 했다.
거침이 없었다. 5·6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1회초부터 4회초까지 NC 공격이 세 타자 만에 종료된 적이 없었다.

7회초에 선두타자 이명기를 내야안타로 내보냈으나 까다로운 나성범을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자, 그의 역할이 끝났다. 박치국과 교체.
2⅔이닝. 김강률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⅓이닝을 던진 게 종전 최다 이닝이었다.
예년과는 다른 김강률이다. 구속도 느려졌고 경기 감각도 떨어졌다. 팀 내 위상도 달라졌다. 그러나 그의 호투는 3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김강률은 평균자책점 1.69(5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다시 한국시리즈를 뛰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는 2018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아킬레스를 크게 다쳤다. 긴 재활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19년에는 정규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만큼 화려한 복귀 신고였다.
기대 이상의 호투로 김태형 감독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김강률은 중요한 경기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서 기쁘다. 사실 내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번은 등판할 것 같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래도 주어진 각자 몫을 다하고 있다. 김강률은 선참이 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니까 (선참이 못해서) 미안하다. 좋은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다. 지금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강률의 통산 한국시리즈 여섯 번째 경기는 언제일까. 그땐 더욱 확실한 믿음의 카드로 출격할 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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