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2년 만에 등장한 메기?…토스증권 출범에도 증권가는 `이상無`
입력 2020-11-19 16:15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우여곡절 끝에 증권업에 진출한다. 1800만 이용자를 보유한 토스를 등에 업고 12년 만에 등장한 신흥 강자에 기존 증권사들은 촉각을 세우면서도 우려할만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준비법인은 전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최종 인가를 받으면서 이달 중 '토스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한다. 앞서 토스증권은 3월 예비 인가를 받은 이후 IT 시스템과 콜센터 등을 구축하며 본인가를 준비해 왔다. 이번 본회의 결과에 따라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국내 '핀테크 증권'사 2호가 된 토스증권은 출범과 동시에 주식 중개(브로커리지)업을 즉각 개시한다.
당초 모회사의 토스 플랫폼을 내세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혁신을 무기로 증권업계 경쟁 심화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의 생존 마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했으나 기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증권은 차별화된 운영 전략으로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0~50대를 타깃으로 하는 기존 증권사들과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또한 주식 중개 영업의 경우 원활한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충분한 자기자본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토스증권의 자본은 340억원 수준으로 신용공여 한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중심의 온라인 증권사라고 해도 지속 가능한 영업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며 "자기자본이 의미있는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년 대주주(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당기순손실 규모 이상의 증자가 필요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조달 자금은 쓸 곳이 많아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토스증권이 주 사업으로 내세운 주식 브로커리지 업무의 경우 이미 기존 증권사들 또한 무료 수수료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등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이미 충분히 낮아진 상태여서 안정적인 이익 확보가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중개업 경쟁력의 핵심은 시스템 안전성으로 물리적인 비용뿐 아니라 오랜 노하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또한 모바일 기반 주식 중개 영업이라고 하지만 이미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에서도 무제한 무료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토스에서부터 쌓아온 플랫폼 운영능력과 UX(사용자 경험)가 새로운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를 통해 높은 UX경쟁력을 입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2030세대의 UX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토스증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다.
서 연구원은 "펀드 판매를 비롯해 자산관리 분야에서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행보가 나타날 것"이라며 "고액 자산가보다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아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위축됐던 자산관리 사업을 활성화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투자 입문자의 시각에서 MTS의 모든 기능을 설계하고 메뉴의 구성이나 명칭, 투자 정보의 탐색 등 주요 서비스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다"며 "기존 증권사 리포트는 기관투자자나 펀드매니저를 위한 것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이 보기엔 용어도 내용도 어려웠으나 토스증권은 초보 투자자 눈높이와 원하는 바에 맞춰 리포트 형식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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