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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낸시랭, 다시 웃다…극단적 아픔 딛고 예술로 꽃 피운 `스칼렛 페어리`
입력 2020-11-19 15:4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미소를 되찾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결혼부터 이혼까지 3년에 걸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그는, 인간으로 그리고 예술가로서 한 뼘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대중 앞에 나선다.
19일 오후 서울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낸시랭 기획초대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연의 화려한 꽃과 대조를 이루는 로봇 메카닉이 믹스된 이미지의 ‘스칼렛(Scarlet) 시리즈 작품으로 주목받아온 낸시랭은 이번 개인전에서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루어주는 요정의 컨셉인 ‘스칼렛 페어리를 주제로 다양한 하이퍼리얼리즘 오일페인팅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낸시랭의 시그니처 작품인 터부요기니(Taboo Yogini) 캔버스 혼합재료 작품을 포함 총 17점 중에는 캔버스 200호 사이즈의 대작 극사실주의 유화 작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날 낸시랭은 '스칼렛 페어리' 전을 선보이게 된 데 대해 "작년 10월 개인전 할 때 신작 시리즈를 오일페인팅으로 선보이게 됐다. 스칼렛은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주인공이 낙인 찍혀 고통받는 여성을 상징한다. 나는 개인사적으로 포르노리벤지 가정폭력 강요 협박 등 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겪은 것 같다. 내가 어느 순간 나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받고 있는 고통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러한 불합리한 고통을 당하는 여성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진지한 질문을 작품으로 펼쳐오고 있다"며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명목상 '스칼렛 페어리' 소개를 위한 자리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낸시랭이 겪어온 결혼부터 이혼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리였다.
낸시랭은 지난 2017년 왕진진(전준주)와 깜짝 결혼을 발표, 화제를 모았으나 오래지 않아 포르노리벤지 협박 및 폭행, 강요 등을 받은 결혼 생활이 드러나며 충격을 줬다. 전준주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알려진 뒤 이혼 소송이 진행됐고 지난 9월 100% 승소로 3년에 걸친 이혼 공방도 마무리됐다.
낸시랭은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아모래도 이혼이 3년 만에 서류상으로 확실하게 판결 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혼 판결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이혼이 됐다는 게 족쇄가 풀어진 듯한 느낌"이라며 이혼 소송 경과에 대해 언급했다.
낸시랭은 "5천만원 위자료 판결이 났는데, 이 금액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판결이라 하더라. 상대방이 가진 게 없기 때문에 어차피 돈은 받을 수 없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가에 대한 방증이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 소송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또 "초반에 오보 나간 게 있는데, 우리는 재산분할 청구를 한 적이 없다. 상대방에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빠른 이혼과 위자료 소송만 진행했고 100% 승소한 판결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그 부분에 대해 그동안 힘들었던 많은 것들이 이번 판결로 인해서 위로가 됐고, 너무나 속시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서류 하나가 참 힘들었다. 웨딩드레스도, 웨딩화보도 결혼반지도 받아본 적 없이 상대방 설득으로 용산구청에서 10분짜리 혼인신고 한 장 한 게, 이렇게 3년 동안 힘들 수 있구나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준주로부터 포르노리벤지 및 폭행 등 협박을 받은 시기에 대해 떠올렸다. 낸시랭은 "저도 제 개인사적인 일이 터질 당시, 저도 같이 방송했던 설리씨나 구하라씨가 동시에 같이 힘든 일을 겪으면서 극단적 선택을 해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낸시랭은 "나 역시 그러한 극단적 선택을 할뻔한 시기가 있었다. 특히 포르노리벤지 협박 받을 때, 가족이 있건 없건 혼자 있을 때 그 옆에 누가 있어주면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친한 영화사 대표 언니네 집에 두달간 피신해 있었느데 당시 혼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비껴가게 됐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어떻게 보면 많은 알려진 연예인들은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 같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아트와 나만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래도 아티스트이다 보니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나의 고통과 아픔이 덜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나에게는 아트가 전부고 예술을 통해 많은 상처와 아픔 겪고 있는 사람들을 나만의 긍정적이고 화려한 색감에 함께 치료하고 위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말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같이 살아보고, 혼인신고는 천천히 하라"고 현실 조언을 해 준 낸시랭.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내 작품들이 아픔을 대신 치유해주고 꿈까지 이뤄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낸시랭은 이번 기획초대전에 이어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서울아트쇼 ‘Seoul art show아트페어에서는 AP갤러리 초대작가로 작품들을 선보이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방송 활동도 재개한다. 그는 12월 중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녹화에 참여, 지난 시간을 홀가분하게 털어놓고 팝 아티스트이자 방송인으로서의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예쩡이다.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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