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일었던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교장과 교사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경찰이 고발된 교사 등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로 고발된 인헌고 교장과 교사를 지난달 중순께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입증이 되지 않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자유법치센터 등 4개 단체는 인헌고의 나모 교장과 김모 교사가 정치 편향적 교육으로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정한 '교육의 중립' 의무를 위배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경찰에 수사를 맡겼다.
당시 인헌고 학생이었던 최인호 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내 마라톤 대회에서 학생들이 반일 구호를 외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일부 교사들이 반일 사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최군 등이 포함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당일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식으로 말했고,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가짜뉴스를 믿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고 했다.
반면 당시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마라톤 대회는 교육계획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 교육 활동이었고,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됐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언문을 작성했고, 그 과정에 특정 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인헌고 측은 최군이 올린 영상 속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거쳐 최군에게 서면사과와 사회봉사, 특별교육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최군은 학교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내 승소했다.
최군은 "당시 마라톤 대회에 있었던 1, 2학년 학생들도 경찰 조사를 받도록 하려 했지만 학교에서 압박이 많았다"며 "인헌고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사과문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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