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김종학프로덕션, M&A 매물 출현에 콘텐츠 업계 들썩
입력 2020-11-19 15:13  | 수정 2020-11-26 15:36

국내 굴지의 TV 드라마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이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오면서 콘텐츠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100억원 상당에 영국 캘비던홀딩스에 넘어간 이 기업은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의 인기로 한국 드라마 몸값이 올라가면서 지분 가치가 수직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격적인 M&A로 제작 역량을 키우고 있는 콘텐츠 기업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종학프로덕션을 소유한 영국 '캘비던글로벌인수합병(M&A)펀드'는 최근 이 제작사의 매각을 결정하고, 복수의 대형 콘텐츠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김종학프로덕션 지분 50%+1주 이상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제작사의 대주주는 콘텐츠 제작에 전문성이 있는 전략적투자자(SI)를 위주로 매입 의사를 확인 중이다.
김종학프로덕션은 고 김종학 프로듀서(PD)가 1999년 설립한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다. 스타 프로듀서, 작가, 연출자가 소속돼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는 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가 매력으로 꼽힌다.

M&A 시장에선 김종학프로덕션의 지분 100%의 가치가 최대 300억원, 매각 대상인 지분 50%는 1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봉준호 감독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에 따라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한국 콘텐츠 수급에 열을 올리면서 제작 이력이 탄탄한 이 제작사의 가치도 상승 중이다. 이 회사는 SBS '고스트'(1999), '별을 쏘다'(2002), '서동요'(2006), '여우각시별'(2018), MBC '이산'(2007), '베토벤 바이러스'(2008), tvN '나인룸'(2018) 등 시대를 망라하는 명작을 만들어왔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붐, 표준근로계약서 확산의 영향으로 사전제작이 일반화하면서 드라마제작사의 기존 포트폴리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히트작을 꾸준히 배출해온 김종학프로덕션의 네임 밸류는 OTT의 투자를 유치할 때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소유주는 '캘비던글로벌M&A펀드'다. 영국 기네스 가문 후손 헨리 채넌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캘비던홀딩스는 인수합병 목적으로 이 펀드를 조성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ESA에서 지난해 105억원에 김종학프로덕션을 매입한 캘비던홀딩스는 제작에 전문성을 지닌 SI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의 성패는 CJ ENM, 카카오M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의 움직임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올해 들어 '터미네이터' 제작사 스카이댄스 일부 지분을 인수한 바 있으며, 네이버와 주식 맞교환을 하며 영화·드라마 제작 및 유통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M 역시 2018년 기업 출범 후 드라마 제작사 3곳, 영화 제작사 2곳을 인수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으며 자체 제작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