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천500억 규모' 런던집 구매한 홍콩인들…보안법 여파
입력 2020-11-19 11:37  | 수정 2020-11-26 12:03

영국이 내년 1월 31일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가운데, 홍콩인이 올해 런던의 고급주택을 3억560만파운드(약 4천494억원) 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등에 따른 '홍콩 엑소더스'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늘(19일) 영국 부동산 회사 애스턴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9월 런던 고급주택의 41%를 외국인이 사들였으며, 국적별로 프랑스인에 이어 홍콩인이 미국인과 함께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프랑스인이 총 3억6천540만파운드어치를 사들이며 전체 외국인 구매의 11%를 차지했고, 이어 홍콩인과 미국인이 3억560만파운드어치를 구매해 나란히 9.2%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2억7천57만파운드어치를 사들인 중국인(8.3%)을 앞지른 것입니다.

애스턴은 1~9월 런던에서 총 6천438채, 총 81억파운드 규모의 고급주택이 거래됐으며, 한 채당 평균 매매가격은 126만파운드(약 18억5천만원)라고 밝혔습니다.

SCMP는 "BNO여권 소지자들의 내년 엑소더스를 앞두고 홍콩인들이 영국 고급주택을 부지런히 낚아챘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영국 언론은 향후 5년간 홍콩인 100만명이 영국으로 이주할 것이며, 이중 절반은 BNO 여권 소지자의 이민을 받는 첫해인 2021년에 이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애스턴은 "BNO 여권 소지자의 영국 시민권 신청자격은 런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미 예상 구매자들이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파운드화 약세와 함께 런던 집값이 2014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인 점이 홍콩인들의 런던 주택 구매를 이끌고 있다"면서 "코로나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일부 구매가 지장을 받고 있지만 내년이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는 일단 BNO 대상자가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거주·노동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5년 뒤에는 정착 지위(settled status)를 부여하고 다시 12개월 후에 시민권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 기준 BNO 여권 소지자는 34만9천881명이지만 과거에 이를 가졌던 이들을 포함하면 모두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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