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불교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된다
입력 2020-11-17 14:33  | 수정 2020-11-24 14:36
연등행렬 선두 사천왕등과 아기부처님을 모신 가마.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우리나라 대표 불교 문화 행사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사실상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기기구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우리 정부가 대표 목록으로 등재 신청한 '연등회'를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문화재청이 17일 밝혔다.
평가기구는 심사 결과를 등재(Inscribe), 정보 보완(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연등회는 종묘제례, 강강술래, 씨름 등에 이어 한국의 21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최종 등재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다음달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는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회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경문왕 6년(866)과 진성여왕 4년(890)에 '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고대부터 전통이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등을 다는 것은 26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이 물질에 미혹된 어둠의 세계에 한줄기 커다란 '빛'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두루 알려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네스코 평가기구는 "대한민국의 연등회 등재신청서는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목록 등재가 어떻게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준비된 신청서"라며 모범사례로 꼽았다.
연등회는 오늘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다. 전국 각지의 사찰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봉축위원회를 중심으로 불교신앙의 여부,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일반 대중도 폭 넓게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문화재청은 "연등회가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며 역사와 환경에 대응하여 재창조되고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무형유산 개념과 합치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등재를 시작으로 강릉단오제, 판소리, 한산모시짜기, 강강술래, 제주해녀문화와 2018년 첫 남북 공동 등재한 씨름 등 20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조선옷차림풍습(한복)'은 이번에 등재 불가를 권고받았다. 북한은 현재 아리랑, 김치담그기, 씨름 등 3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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