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용 1등급자 1350만명…전체 29% 차지, 변별력 떨어지나
입력 2020-11-17 11:02  | 수정 2020-11-24 11:06

신용등급 1등급자가 13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변별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중으로 보면 어림잡아 국민 10명중 3명꼴인데 역대 최다이기도 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개인신용평가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올해 6월말 현재 신용등급 1등급자는 1357만3546명으로 전체 평가자 4673만2003명의 29.0%를 차지한다. 국민 10명중 3명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관련 통계 단순 비교 시 3년 전 1052만6412명 대비 신용등급 1등급자는 304만7134명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또, 신용등급 2, 3등급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평가자 중 54.3%가 신용 상위 등급자에 해당한다. 국민 10명중 5~6명꼴로 상위 신용등급 수준인 셈이다.
반면,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등급 1등급자는 2019년말 810만6810명으로 나이스평가정보와 공시 주기가 달라 동일 기간 비교는 어렵지만 1등급자 차이가 500만명 이상 벌어졌다. 단, KCB의 경우도 1등급자를 포함해 상위 등급자(2~3등급)가 증가세인 점은 나이스평가정보와 동일하다.
통계에 차이가 크다보니 평가 방식이 보수적이냐 아니냐부터 통신비 납부 이력 등 일련의 비금융 정보 반영을 독려한 정부 정책에 어느 기관이 적극 대응하는지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양 기관은 개인신용평가방식과 각 평가 항목에 대한 비중 반영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신용등급 평가 결과에 대해 맞다, 틀리다 논란은 불필요한 논쟁이란 입장이다. 실제 나이스평가정보는 신용평가시 상환이력정보(현재 연체 보유 여부 및 과거 채무 상환 이력) 반영 비중이 40.3%로 가장 높으며, KCB는 해당 정보 반영 비중이 24% 수준이다. 대신 KCB는 보유한 대출의 업권이 어디인지, 신용카드 이용 패턴은 어떤지 등을 파악하는 신용거래형태 정보 반영 비중이 33%로 가장 높다. 또, 채무보증정보와 고금리 대부업 이용 정보는 나이스평가정보에서만 신용평가시 활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이들 신평사의 신용등급보다는 그동안 금융거래를 하면서 축적한 자체 데이터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고신용자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변별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은행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과거에는 나이스평가정보나 KCB 등 신평사 신용등급 비중을 80% 이상 대출 심사 등에 참고했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만 신뢰한다고 한다.
신평사들은 고신용자가 증가하는 현상의 배경으로 저금리를 꼽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의 결과로 신용등급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연체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대출을 보유한 저신용 차주(7~10등급)만 보더라도 불량률은 2019년 3월 7등급(8.19%), 8등급(18.22%), 9등급(19.47%), 10등급(38.41%)에서 같은해 6월 각각 7.94% 17.60%, 18.54%, 37.76%로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불량률은 연체를 경험한 비중을 나타낸다.
한편, 현재 1∼10등급 체제인 신용등급제는 내년부터 1∼1000점으로 표시되는 신용점수제로 개편을 앞두고 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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