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으로 선정됐던 김해신공항의 운명이 17일 오후 결정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1개월 만에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발표한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김해신공항과 가덕도와 밀양 공항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김해공항을 최종 낙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부산과 울산, 경남의 지방자차단체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지난해 말 김해신공항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김해신공항 건설을 위해서는 활주로를 신설해야 하는데 인근 산을 깎는 공정이 문제가 됐다. 검증위도 이 점을 들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가덕도와 밀양이 다시 부상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부산시가 밀어붙이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이 유력하다.
문제는 4년 전 진행한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조사는 프랑스 전문기업이 맡았는데 결과는 김해공항 확장의 비용편익이 0.94, 밀양은 0.73, 가덕도 신공항은 0.7이었다. 입지선정 평가점수에서도 활주로 2개를 건설했을 때 가덕도 신공항은 581점으로 683점인 밀양 신공항에도 밀렸다.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한다고 해도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이런 결과를 뒤집을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는 이유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꼽고 있다. 사업 타당성과 상관없이 부산 시민이 원하는 가덕도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어 표를 얻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영남권 신공항을 최종 확정하려면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국책 사업을 선거에 활용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오랜 기간 끌었던 영남권 신공항 논란은 언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불가역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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