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불교 문화 행사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사실상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기기구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등회에 사실상 등재를 의미하는 '등재 권고(inscribe)'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다음달 14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의 최종 결정에서 등재가 거의 확실시된다. 최종 등재가 결정되면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강강술래, 줄다리기, 씨름 등에 이어 21번째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는 사월 초파일, 즉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회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등회는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대표 불교행사로 26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등을 다는 것은 부처님 탄생이 물질에 미혹된 어둠의 세계에 커다란 '빛'이라는 의미며, 또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네스코 평가기구는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대표목록 등재신청서 중 모범사례(Good Example) 중 하나로 제시하며 "대한민국의 연등회 등재신청서는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목록 등재가 어떻게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준비된 신청서"로 평가했다.
연등회는 오늘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로 발전했다. 전국 각지의 사찰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봉축위원회를 중심으로 불교신앙의 여부,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일반 대중도 폭 넓게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재청은 "연등회가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며 역사와 환경에 대응하여 재창조되고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무형유산 개념과 합치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등재를 시작으로 강릉단오제, 판소리, 한산모시짜기, 강강술래나 제주해녀문화, 2018년 첫 남북 공동등재로 잘 알려진 씨름 등 20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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