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초대형 국적사` 이륙채비에…항공株 일제히 날았다
입력 2020-11-16 17:38  | 수정 2020-11-16 19:39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공식화된 16일 증시에서 항공주가 모두 급등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초대형 국적 항공사 출범으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업계가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에 한진칼은 장중 23%가량 오르기도 했다.
16일 주요 금호아시아나그룹주는 전 거래일(13일)에 비해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며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사 아시아나IDT,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부산 모두 상한가로 마감했다.
인수 주체인 한진그룹주도 급등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5.66% 올랐고,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은 12.53% 급등했다. 한진그룹의 LCC 진에어는 13.37% 상승한 채 마감했다.
이날 오전 정부와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이들의 LCC(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를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증시 분위기는 매각 대상인 금호아시아나그룹주뿐만 아니라 인수 주체인 한진그룹주도 급등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거론된 후 첫 거래일인 13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8.25%, 2.64% 하락했다.
이날 한진칼은 전 거래일에 비해 5.1% 내린 7만3800원으로 시작해 장 초반 8.3%(7만1300원)까지 내렸다가 오전 11시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장중 23%(9만5500원)가량 오른 후 상승폭을 줄여 마감했다. 당초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대한 8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아시아나 전환사채(CB) 5000억원과 한진칼 구주 3000억원 매입 방식으로 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6.2%가량을 확보하게 되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지분 34.5% 보유)의 백기사가 될 경우 합산 지분이 50%를 넘게 돼 KCGI 등 3자 연합 측과의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마감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날 산업은행이 밝힌 지원안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와 3000억원 교환사채(EB) 인수 방식으로 결정돼 예상과 달랐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인수키로 한) 교환사채는 한진칼 지분에 영향을 주지 않아 결론적으로 5000억원 규모만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산업은행이 5000억원 증자 시 700만주를 보유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조원태 회장 측 36.7%, 산업은행 10.7%를 합할 경우 50%를 밑돌게 돼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게 된다"고 분석했다. 즉 3자 연합(40.4% 보유 추산)이 추가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여지가 남게 되고, 경영권 분쟁 양측이 나머지 지분(12%)을 확보하기 위한 물량 확보전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국적 항공사가 통합하는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이 항공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어차피 항공산업에 조 단위 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항공사 수를 줄여 중복된 지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항공은 내년 공급 경쟁이 완화되는 만큼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LCC 통합 방안으로 LCC 시장에서도 경쟁 강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도 수혜주로 꼽히며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살아남은 자들이 독식하게 되는 구조가 돼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인수에 따른 부작용인 '승자의 저주'도 보장해준다는 기대에 항공주가 단체로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