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3일(15:5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종합화학이 사모사채 시장에서 1100억원 어치의 자금을 확보했다.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만기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장기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이 달려 있어 사모채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전일 11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를 5년, 10년으로 나눠 각각 800억원, 300억원씩 조달했다. SK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사모사채는 인수기관과 발행사의 자체 협의 하에 발행되는 채권이다. 공모 회사채와 달리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밟지 않는다. 시장 관계자는 "간편한 절차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택하는 편"이라며 "일부 발행사의 경우 수요예측에 부담을 느껴 사모 조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이번 채권의 금리를 5년물 1.96%, 10년물 2.44%로 책정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SK종합화학의 개별 민평 금리(시장금리)는 5년물 1.85%, 10년물 2.33%였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에 비해 금리가 약 0.11%포인트 높게 책정된 것이다.
SK종합화학이 회사채를 발행한 건 올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6월 만기를 3년, 5년으로 나눠 총 4000억원 어치 공모채를 발행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68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해 금리 부담을 덜었다.
시장에서는 SK종합화학이 신용등급 전망(아웃룩) 때문에 사모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SK종합화학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도를 'AA0'로 유지하되 현재 재무상태가 이어질 경우 등급 하락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SK종합화학의 올 상반기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들은 회사채 투자 시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아무리 AA급이라 해도 아웃룩에 '부정적'이란 전망이 달려있으면 청약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이번 자금을 운영비와 차입금 상환으로 쓸 계획이다. 오는 29일 7년 전 발행한 600억원 어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되어 설립됐다. SK에너지로부터 나프타를 공급받아 기초유분, 중간원료,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2017년도부터 3년동안 연평균 매출은 약 12조원 정도였으며 기초유화(75%) 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