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해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오늘(16일) DH에 따르면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합병 승인 조건으로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달았습니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시장 점유율 90%를 뛰어넘는 독점적인 사업자가 탄생, 배달료 등 가격 인상 압력이 높다는 데 따른 조치입니다.
공정위는 최근 DH 측에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습니다.
DH 측이 이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후 이르면 12월 9일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입니다.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는 지금처럼 최소 2개의 주력 사업자가 존재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정위가 배달 수수료 인상 제한 등의 조건을 붙여 승인하더라도 결국 가격인상·진입장벽 강화 등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요기요 매각을 택한 셈입니다.
공정위 방침대로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를 매각할 경우 국내 배달 앱 시장을 90% 이상 점유한 회사는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공정위는 또 이번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관련 시장 획정을 온라인 배달 시장 전체가 아니라 배달 앱 시장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특정 사업 부문을 매각하라는 방침을 내건 것은 극히 드뭅니다.
지난 2006년 이마트와 월마트코리아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며 월마트 4∼5개 점포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한 바 있습니다.
다만 당시에도 특정 사업 부문 전체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지는 않았습니다.
DH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DH는 "공정위 제안(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조건부 승인 방침은 기업결합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 사용자의 고객 경험을 향상하려는 딜리버리히어로의 기반을 취약하게 할 수 있어 음식점 사장님, 라이더, 소비자를 포함한 지역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