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그룹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어제(현지 시간 15일) 보도했습니다.
그룹이 진 4억 달러(약 4천500억 원)가 넘는 빚의 상환 만기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이 부진한데다가 사업의 해외 확장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등 혐의를 겨냥한 사법당국의 조사도 그의 가족사업을 옥죄어오고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이 고층 건물, 골프장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서며 현재까지 진 빚은 4억 달러가 넘으며, 채무 상환일이 향후 몇 년 안에 한꺼번에 도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룹 소유 건물들이 몰려 있는 뉴욕 맨해튼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들 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골프리조트와 호텔사업도 여행감소와 경기 침체로 부진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그룹 본부가 있는 뉴욕 트럼프타워의 임대율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로 크게 떨어져 왔다는 점은 그룹의 사세 위축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다수 대출기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래하길 주저하고 있어 추가 대출길도 막혀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이런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사업의 해외 확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보호무역 정책 때문에 다수 교역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졌고, 이 점이 해외 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눈 여겨온 중국이 대표적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에선 사업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래하길 꺼릴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신문은 트럼프 그룹이 몸집을 줄이려고 현재 워싱턴 소재 호텔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소재 고층건물 등 일부 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법 당국의 범죄혐의 조사는 그룹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이러스 밴스 지검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 기록을 위조하고 탈세를 저질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레티샤 제임스 검찰총장이 이끄는 뉴욕주 검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 자산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수사 중입니다.
WSJ은 이런 상황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하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재정적·법적 어려움에 처한 가족 사업과 맞닥뜨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