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硏 "보험산업 이익 건강하지 않다"
입력 2020-11-16 15:46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16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로금리시대, 보험산업의 영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보험연구원]

제로금리 시대에 보험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모형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재 보험사 수익도 채권매각에 따른 것으로 미래 이익을 앞당겨 내는 것이라 일종의 '허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6일 '제로금리시대, 보험산업의 영향과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인사말에서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보험산업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 가치가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이 채권 매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며 "보험영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험사들이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실현하는 방식으로 메우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채권 처분이익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생보 62%, 손보 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채권 처분이익이 없었다면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손보사는 2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일정 부분의 채권 매각도 필요하지만 이처럼 과도한 매각은 현재 보험산업의 이익구조가 건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건강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당장 투자자산에 대한 비중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해외에 비해 국공채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유럽 생보사의 경우 국고채 30%, 회사채 28%의 투자 비중을 갖고 있는 반면, 국내 생보사들은 국고채(특수채 포함) 41%에 회사채는 6%에 불과하다. 안전자산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다보니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노건엽 연구위원은 "대체투자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반면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계수가 적용된다"며 "도로·항만·발전 등 필수 기반시설과 공공서비스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 주식에 대해 보험업계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역마진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보험계약의 경우 공동재보험과 계약이전, 계약재매입 등을 활용해 가치를 높여아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8년 5월 대만 알리안츠생명은 대만 차이나라이프에 고금리 계약을 이전함으로써 양사가 '윈-윈'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계약이전 후 알리안츠는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차이나라이프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했지만 고객 기반 확대로 시장점유율을 2.6%포인트나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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