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고금리 20%에…"서민 부담 경감" vs "불법대출 확대"
입력 2020-11-16 15:23  | 수정 2020-11-23 16:03

정부가 오늘(16일)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4%포인트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 경감에 대한 기대와 불법대출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도 있지만, 한계 차주의 대출 기회를 아예 막아버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서입니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자 경감 효과와 금융 이용 축소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절한 최고금리는 연 20%로 정해졌습니다.

대부업 최고금리는 2002년 연 66%에서 49%→44%→39%→34.9%→27.9%→24%(2018년)로 단계적으로 인하돼왔습니다. 최고금리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자 경감 효과는 극대화하고 상환능력이 있는 차주들의 탈락이라는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최고금리는 현재보다 4%포인트 인하된 20%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20% 초과 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 명(16조천억 원) 중 약 87%인 208만 명(14조2천억 원)의 이자 부담이 매년 4천830억 원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들이 일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아예 중단해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위는 20% 초과 금리 대출 이용자 중 나머지 13%인 31만6천 명(2조 원)은 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중 약 3만9천 명(2천300억 원)은 금리가 훨씬 높은 불법사금융에 의지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직전 최고금리 인하(27.9%→24%)가 이뤄졌던 2018년 2월에도 약 81.4%는 이자 경감 효과를 누렸고, 나머지는 더는 민간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4만~5만 명(3천~3천500억 원)이 폭리 수준의 불법사금융에 내몰린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17' 등 정책 대출 상품 공급을 연간 2천700억 원 이상 늘리기로 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2018년 2월 최고금리를 인하 시에도 이러한 보완책을 함께 선보였습니다.

당시 최고금리 인하로 제도권 대출이 어려워진 저신용·저소득자가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 '안전망 대출'을 내놨습니다.

이를 통합해 작년 9월 출시된 '햇살론17'은 연 17.9% 단일금리 정책상품으로, 올해 1∼8월에만 6천300억 원이 공급됐습니다.

금융위는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햇살론17'의 금리 수준도 인하할 방침입니다.

이 국장은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오게 되면 현재 17.9%가 적용되는 '햇살론17'은 그보다 더 내려오는 것이 맞다"며 "어느 정도 내리는 것이 맞는지는 향후 시행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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