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대 사망` 16개월 여아 위탁모의 눈물 "그 예쁜 아기가…믿을 수 없어"
입력 2020-11-16 15:00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16일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16개월 여아를 입양한 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입양모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차창희 기자]

"학대 사실을 늦게 알아서 너무 미안하고 수개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16개월 여아 학대 사망 사건 관련 숨진 여아를 실제로 키운 후 입양을 보낸 위탁모 김 모씨는 숨진 A양에게 미안하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또 다른 위탁모 신 모씨도 "아기는 너무 밝고 건강해서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었다"며 "세상에 그 예쁜 아이가 그렇게 죽었다는 건 정말 실감이 안 난다"고 고개를 숙였다.
16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16개월 여아를 입양한 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입양모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입양 전 A양을 직접 키웠다는 김씨, 신씨는 생전 A양의 모습을 추억하며 안타까운 죽음에 "믿을 수 없다"며 분노했다.
신씨에 따르면 A양의 입양 부모는 평소 A양의 사진을 카카오톡 배경화면으로 설정해놓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에 입양 부모와 함께 A양을 만나기도 했지만 평소엔 A양을 아주 사랑스러운 것처럼 대했다고 한다.
신씨는 "양부모란 사람도 여러 번 만나 봤는데 너무 겉모습은 천사 같았고 '자기 딸보다도 더 예뻐하고 기도를 했다'는 말도 들었다"며 "처음엔 너무 잘 갔다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까지 했는데 세상에 그런 일이 생길 줄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 예쁜 애기를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우리가 볼 때 처벌과 대응이 너무 약해서 속상하다"며 "처벌이 강화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이후에는 이런 아기들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A양의 죽음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경찰의 책임을 요구하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16개월 된 어린 아기가 아동학대로 세 번 신고 됐지만 아무 조치 없이 수사가 종결됐고 결국 재학대로 아기는 목숨을 잃었다"며 "그동안 양천서는 무엇을 했는가. 범죄 용의자 말만 듣고 수사를 종결한 양천서는 과연 아동학대 근절의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공 대표와 신씨, 김씨 등은 아동학대를 방치한 양천서 담당 경찰관을 엄중 문책, 양천서 수사관들에 대한 아동학대 관련 교육 수료, 철저한 입양 부모 수사 등을 요구하며 양천서 측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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