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도권 전세난, 지방·광역시로 번져…부동산 지표도 `들썩`
입력 2020-11-16 14:08  | 수정 2020-11-30 15:06

전세난이 서울·수도권을 넘어 지방·광역시로 확산하면서 부동산 지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부산, 전주, 강원 등 지방의 아파트 전세가격 주간 상승률은 한국감정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8년 반 만에 최고로 올랐고, 서울은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6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27%로 집계됐다. 감정원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후 7년 전인 0.29%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지방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29%로 역대 최고였다. 직전 주에는 0.23%로 0.2%대를 이미 넘기기도 했다.
지방 전세가격은 대도시·광역시를 중심으로 크게 뛰고 있다.

부산의 지난주 전세가격 상승률은 0.35%로 역시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을 다시 썼으며, 울산은 0.56% 올라 역대 2번째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수성구가 0.82% 오르며 조사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8개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도 크게 올라 10월 둘째 주(0.25%) 이후 두 번째로 높은 0.22%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전세난이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새 임대차 법 전격 시행 후 전세가격이 뛰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 마저 끌어올리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원 조사에서 지난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1%로 올해 6월 넷째 주(0.22%)를 제외하면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지방의 아파트값은 0.27%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도 0.39%로 역대 최고였다.
경기도 김포가 전주 1.94% 올라 역대 최고로 상승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1.91% 올라 2주 연속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파주의 상승률도 0.47%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부산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0.56%로, 역대 최고였다.
도 단위에서는 경남이 0.26%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남에서는 창원 아파트값이 지난주 0.80% 올라 역시 역대 최고로 상승했다.
최근 전세난은 전세 물량 부족 상황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담긴 새 임대차 여파가 겹쳐지면서 나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2년 갱신으로 인한 전세매물 잠김 현상에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을 한꺼번에 받으려 전세가격이 크게 뛴 것이다.
전세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감정원의 주간 조사에서 지난주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123.8,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31.1로 각각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는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100∼110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새 임대차법 시행 다음 주인 8월 둘째 주에 120.0으로 처음 120선을 넘었다.
이어 지난달에는 120∼13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이달 첫째 주(130.1)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 이 기록을 다시 썼다.
앞으로의 전셋값을 예상하는 전세가격 전망지수 역시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지난달 전국의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1.7로 이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도 전세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전세의 반전세화 현상이 빨라지고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지방 대도시의 중저가 집값을 밀어 올려 서민 주거 안정이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관련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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