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가 인종이나 성별 등에 따른 차별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사용자들에게 발송했는데 서명하지 않은 사람이 모두 140만명이나 된다는 통계가 나왔다. 호스트 가운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손님을 가려받지 않겠다는 마음먹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어비앤비는 동의를 받지 않으면 에어비앤비 플랫폼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16일 미국의 IT 매체 기즈모도(Gizmodo)는 2016년 에어비앤비가 사용자들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발송한 이후, 이를 거절한 이들이 140만명에 달한다며 에어비앤비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동의서에 동의하지 않으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다. 특정 인종이나 소수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집이나 방을 내어주느니 차라리 에어비앤비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사람들이 이처럼 많았던 셈이다.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는 지난 2016년 200자 분량의 짧은 동의서를 사용자들에게 보냈다. 인종, 종교, 국적, 장애, 성별, 연령 등 무엇에 대해서도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지 않겠다는 서약에 동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에어비앤비가 이런 동의서를 보낸 이유는 특히 집이나 방을 내어주는 호스트가 손님을 받을 때 인종 성별 등을 차별해서 받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가 컸다. 계층이나 계급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해서 숙박을 받지 않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흑인 게스트들이 숙박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인터넷에서 #AribnbWhileBlack이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고, 소송도 잇따라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호스트가 아시아계 손님을 거절한 사례도 나왔고, 프랑스 호스트가 북미 출신 흑인들을 받지 않은 일도 있었다. 중국 호스트들은 신장 위구르 지역이나 티벳에서 온 손님들을 거절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헐리우드의 프로듀서 샤디 페토스키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 때문에 숙박을 거절당했는데, 그 호스트가 에어비앤비 측으로부터 별 5개의 리뷰를 받은 '슈퍼호스트'까지 올라가자 회사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조만간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숙박공유 물량은 700만건에 달한다. 차별방지를 통해 잃은 140만명의 사용자 중에는 호스트가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상당한 희생을 무릅쓰고 차별방지 동의서를 발송했던 것이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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