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명문대의 공방`…연세대 총학 "서울대가 우리 달력 표절"
입력 2020-11-16 10:44  | 수정 2020-11-16 11:08
좌측이 먼저 제작된 연세대 작업물, 우측이 서울대 작업물이다. [사진 제공 = 연세대 총학생회]

연세대 총학생회가 자신들이 만든 디자인을 서울대 총학생회가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학가 총학생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달 초 연세대 총학은 자신들이 지난달 2일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총학생회 캘린더 디자인을 서울대 총학이 표절해 페이스북 등에서 사용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디자인은 총학생회의 일정을 나타낸 달력 이미지다. 연세대 총학은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숫자와 영어배열, 섀도우 드롭다운, 색상 시스템 등 디자인이 유사하다며 지난달 서울대 총학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 중앙집행위원회(서울대 중집) 측은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이너가 두 작업물이 전체적인 유사성을 보이는 것에 동의했고 제작 과정에서 연세대 총학의 작업물은 참고한 것은 맞지만, 표절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서울대 중집은 기획, 검수 과정에 두 작업물 간 유사성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이에 연세대 총학은 표절이 맞다고 주장하며 해당 디자인이 포함된 서울대 총학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삭제하고 삭제된 경위를 작성해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릴 것을 요구했다. 또한 사과문을 작성해 연세대 총학 디자인팀에 보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서울대 중집은 해당 작업물이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형식으로 제작됐고 비슷한 디자인의 달력 사례가 많아 표절이 아니라고 재차 밝히며 이같은 내용의 경위서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결국 연세대 총학은 해당 경위서가 자신들과 합의 없이 작성됐고 사후 방지책 등 핵심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며 유감을 표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학 총학생회들의 표절 논란은 작년에도 크게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서울대 총학은 자신들이 제작한 기말고사 간식 행사 포스터를 서강대 총학이 표절해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대 총학의 포스터 또한 다른 사이트의 디자인을 도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총학생회장이 물러났다. 총학 간부 출신인 선거운동본부 단독 후보들까지 사퇴하며 총학 선거도 무산됐다. 권순주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서울대가 작년에 표절 문제를 일으켜 총학이 구성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표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고려대에서는 52대 총학생회 선거에 나선 모 선거운동본부가 4기수 위인 48대 선거운동본부의 공약을 표절하고 같은 해 출범한 연세대 총학의 문구를 도용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중앙대 총학은 선거운동 당시 아이돌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김재환씨의 팬클럽의 이름과 로고를 표절해 소속사와 팬클럽에 사과한 바 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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