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빠진 '세계최대 FTA' RCEP 서명…바이든, TPP 복귀할까
입력 2020-11-16 07:42  | 수정 2020-11-23 08:03

중국이 참여하고 미국은 빠진 세계 최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을 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할지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 언론은 자칫 미국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건 2017년 1월 취임식 사흘만입니다.

TPP 탈퇴로 미국우선주의 기조를 실행에 옮긴다는 걸 전세계에 천명한 것입니다. TPP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이라는 점도 탈퇴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이 TPP에서 빠진 공백을 활용해 중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어제(15일) 회원국의 서명이 이뤄졌습니다.

관심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TPP 복귀 수순으로 견제에 나설지 여부입니다. 현재는 미국의 탈퇴로 나머지 11개 국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구성한 상태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대중국 강경 대응 방침을 공언해 왔으나 TPP에 복귀할지 여부에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TPP는 추진 당시부터 미국 기업을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 준비 부족 상태로 노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비판이 있었던 사안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전히 논쟁적인 사안이고 바이든은 취임 후 TPP에 복귀할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복귀 여부가) 높은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취임 직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국내 문제 대응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당장 TPP 복귀 카드를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한 것입니다.

국내적으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는 새로운 무역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게 바이든 당선인의 방침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에서 국내적 경기회복과 제조업·기술 분야 투자를 선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NYT는 "일부 무역전문가들에게 RCEP 서명은 나머지 세계가 미국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럽연합도 공격적으로 무역협상을 추진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이 무역합의에 서명할수록 미국 수출업계는 차차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니퍼 힐먼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NYT에 "미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및 인프라 재건 같은 국내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와중에 미국이 집안 정리를 할 때까지 다른 나라들이 기다려줄지 모르겠다"면서 대중국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RCEP 서명 소식을 전하면서 "무역정책을 마련하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초기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무역전문가 윌리엄 라인쉬는 WSJ에 "중국을 포함해 (회원국) 모두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중대한 성취"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그 지역에서 미국이 원하는 정책이 뭔지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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