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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이 극한 수련, ‘요가학원 : 죽음의 쿤달리니’[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11-15 09:0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인간은 누구나 우주의 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깨닫지 못할 뿐이지. 이곳에서 제3의 눈을 뜨게 할 거고, 그 힘으로 아름다움이 완성되어지는 걸 보시게 될 거에요.”
외모가 완벽해질수록 내면은 불안해진다. 욕망으로 활짝 피자, 핏빛으로 변해간다? 대책 없이 기괴한 19금 요가 파티에 오감은 불편해진다. 굳이 왜 19금인지, 어디서 무섭고, 어디가 미스터리한지가 가장 미스터리한 ‘요가학원 : 죽음의 쿤달리니다.
영화는 패션계 간판 모델에서 밀려난 효정(이채영 분)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으로 요가학원에 입소하면서 겪게 되는 섬뜩한 현상을 그린다. 저마다 다른 목적, 하지만 같은 욕망으로 이곳을 찾은 회원들은 쿤달리니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수련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궁극의 아름다움에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산스크리트어로 감겨진 것을 의미하는 ‘쿤달리니는 똬리를 틀고 앉아 잠을 자는 뱀의 모양에 비유되기도 한다. 영화는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쿤달리니 에너지에 섬뜩한 미스터리를 결합시켜 욕망의 위험성에 대해,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경고한다. 시대가 생산해 낸 아름다움을 극적인 장면들과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엮어 서늘한 공포를 전하고자 한다.
그럴듯한 메시지를 내걸고 나섰지만 의도는 의도일 뿐, 계획대로 된 건 노출 수위는 뿐이었다. 밀폐된 수련 실에서는 온갖 난해한 장면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궁극의 아름다움의 경지에 가까워진 지원(한세민)은 나체로 뱀과 함께 요가를 하고, 요가 동작을 활용한 충격적인 정사도 펼쳐진다. 영화적 공포보단 메가폰의 연출 의도가 무섭고 불쾌할 따름.
영화 자체가 주는 거부감 때문인지 배우들의 열연도 와닿질 않는다. 이채영 조정민 간미연 등 반가운 얼굴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각자가 다양한 공포를 표현하지만 따로, 또 함께 묶여도 조화롭거나 자연스럽지 못하다. 열정에 미치지 못하는 연기력과 함량 미달의 연출력이 시너지를 내 관람 욕을 완전히 앗아가 버린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극장가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들 팀 킬 영화다. 몰카 촬영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재홍 감독의 복귀작 이자 후배 폭행 및 거짓말로 논란으로 휴식기를 가진 배우 최철호의 컴백 작이기도 하다. 오는 18일 개봉. 러닝타임 95분. 청소년 관람 불가.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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