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정성 의심된다" 염전노예 피해자 재판부 기피 신청…대법 '불허'
입력 2020-11-14 09:43  | 수정 2020-11-21 10:03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재판부 변경을 요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오늘(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5일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 박모씨가 낸 재판부 기피 신청에 대한 항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습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의 판단이나 해석에 특별히 부당한 점이 없다고 판단해 사건 심리 없이 항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박씨는 2001~2014년 전남 신안군의 A씨의 염전에서 감금, 폭행에 시달리며 노동력을 착취당했습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14년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7년 박씨 측은 A씨 재판에서 피해자 처벌불원서를 써준 적이 없음에도 해당 재판부가 확인도 없이 오인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 '부실 재판'을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박씨 측은 항소심에서 사건 관련 법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는 서울중앙지법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피 신청을 기각했고, 박씨 측은 대법원에 다시 기피 신청을 했으나 이마저 기각됐습니다.

대법원의 재항고 기각으로 7개월가량 중단됐던 박씨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항소심 재판은 조만간 재개될 전망입니다.

박씨의 변호를 맡은 최정규 변호사는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게 아니라면 법관을 증인으로 불러냈어야 한다"며 "다음 기일에는 심리가 미진한 상태에서 재판을 종결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변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