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초대형 항공사 예고에 항공株 희비교차…대한항공↓·아시아나↑
입력 2020-11-13 18:10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면서 이를 둘러싼 항공주들의 주가 행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을 느낀 대한항공의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양사에 모두 긍정적 모멘텀을 가져올 '윈윈 인수합병(M&A)'에 한표를 던지고 있다.
13일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 금호산업우는 가격제한폭인 29.89%(9400원)까지 오른 4만850원에 장을 마쳤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역시 7.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5% 이상 급등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 이후 포류하던 주가에 긍정적 흐름을 불어넣었다. 이번 M&A에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항공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이 알려지면서 금호산업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날 대한항공의 주가는 2.64%(650원) 떨어진 2만3950원을 기록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질칼 또한 8.25% 하락하는 등 대조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M&A에 대해 양사 모두 이득이 되는 딜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산규모만 40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10위 초대형 항공그룹이 탄생하게 되면서 국내 항공 시장의 지배적 위치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게는 표면적으로 승자의 저주가 걱정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더 중요한 변화"라며 "산은 자금이 투입된다면 재무 우려에 대한 부담보다는 정부가 우리나라 항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지원을 집중해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의 M&A를 검토 중이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식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 역시 이 같은 방식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채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막대한 인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리없을 것으로 시장은 바라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인수주체 확보에 난항을 겪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에게도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향후 아시아 최대 항공사로 성장한다는 전략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진행형인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도 빠른 종결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등 3자연합의 지분은 46.71%로, 조원태 회장(41.14%)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산은이 지주사인 한진칼 3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면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경영권 안정화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얘기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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