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를 서울시에 매각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은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용호 무소속 의원의 관련 질문에 대해 "잠정적인 조정 내용의 결론이 나온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결론이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늦어도 이달 말 정도에는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안을 양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오는 26일 최종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안에는 매입 시점과 방식 등이 포함된다.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서울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송현동 땅을 확보하는 제3자 매입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시는 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하면 시유지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넘겨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적절한 시유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LH가 이 방안에 난색을 보였으나, 권익위의 지속적인 조정 절차에 따라 당사자 간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추후 감정 평가 등을 한 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용지가 매각될 것으로 추산했지만, 서울시는 보상금액을 4670억원으로 산정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합의를 하게 되면 가격이 바로 정해지는 건 아니고, 보상 가격에 대해서는 감정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에 합의하는 것"이라며 "보상 가격이 정해지는 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현동 용지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된 대한항공이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동성 악화 극복을 위해 송현동 용지 매각을 포함한 자구안을 발표했다. 서울 도심 노른자 땅인 송현동 용지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최소 5000억원에 매각하겠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