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쿠라·벤또'가 사투리?…3억 들인 '엉터리 방언사전'
입력 2020-11-12 19:19  | 수정 2020-11-12 20:13
【 앵커멘트 】
방언은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독특한 말로,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죠.
한 광역자치단체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방언사전을 발간했는데, 벤또와 사쿠라 등 일본말이 다수 수록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벤또와 사쿠라는 누가 들어도 일본말인데, 해당 지자체는 방언에 대해 잘 몰랐답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라북도가 지난해 발간한 방언사전입니다.

대학교수 등 18명의 연구진이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벤또'라는 말이 전라도 방언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도시락을 뜻하는 일제 잔재인 일본말입니다.

사전을 확인해 보니 벤또 말고도 사쿠라와 구루마 등 일본말이 수두룩합니다.

▶ 인터뷰 : 방언사전 집필진
- "외래어도 그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면 우리는 사전에 올렸어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방언사전에는 술빵과 떡가래 등 표준어는 물론 한자어도 실려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전라북도가 방언사전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3년. 제작비용은 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사전이 부실하게 제작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병도 / 전북도의원
- "방언은 그 지방의 특수한 언어인데, 벤또나 구루마 등 일본말을 전북 방언이라 해서 사전을 만든 것은 잘못됐고 수치스럽습니다."

전라북도는 읍면동과 공공도서관에 방언사전 수백 권을 이미 배포했습니다.

▶ 인터뷰 : 전북도 관계자
- "공무원들이 사실 방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잖아요."

문제가 되자 전라북도는 배포된 사전을 모두 회수해 폐기하겠다고 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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