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15년 써온 의료기술이 갑자기 불법으로"…심평원 단순 실수?
입력 2020-11-12 19:19  | 수정 2020-12-23 16:28
【 앵커멘트 】
2년 전만 해도 자가혈, 그러니까 본인의 혈액을 이용한 치아 임플란트 시술은 회복력이 좋다는 이유로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기술이 불법으로 간주됐고, 지금 이 시술을 하는 수천 명의 치과의사들은 모두 범법자가 되고 있는데요.
불법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강대엽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치과의사가 환자의 혈소판으로 임플란트 이식 재료를 만듭니다.

이 재료는 세포 재생을 촉진시켜 빠른 회복을 도와주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명 자가혈 임플란트 기술인데, 치과의사 심 모 씨는 이 기술을 15년 동안 써오다가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2년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당 기술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불법 시술로 규정해, 고발까지 당한 겁니다.

그런데 당시 심평원 내부 회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의에서는 이 기술이 ‘기존에 사용하던 의료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사용 가능하다는 결정이 났던 겁니다.

▶ 인터뷰(☎) : 심평원 관계자
- "제가 결정했습니다. 옛날부터 해온 원심 분리 과정이기 때문에 그걸 기존 기술로 봤던 건데…."

회의 결과와는 반대로, 보고서로 작성되는 과정에서 불법 기술로 바뀐 건데 심평원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심평원 보고서 작성자
- "그 당시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제가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도 아니고 해서…."

심 씨는 회의 녹취록에 대해 두 차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심평원은 모두 응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심 모 씨 / 치과의사
- "PRF(자가혈) 임플란트를 검색하면 오천 개 이상 홈페이지, 블로그 글이 검색됩니다. 졸지에 모두 의료법을 위반한 처벌 대상이 된 거죠. 전국적으로 수천 명 치과의사가 범법자가 된 경우라고…."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찰은 심평원을 상대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MBN뉴스 강대엽입니다. [rentbi@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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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 조작 의혹' 관련

지난 11월 12일자 '"15년 써온 의료기술이 갑자기 불법으로"…심평원 단순 실수?' 제목의 보도와 관련해 자가혈을 이용한 치아 임플란트 시술의 요양급여대상 여부를 결정했던 심평원 중앙심사조정위원회의 회의록과 보고서에는 '신의료기술평가대상'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동일하게 기록된 것으로 보도 후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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