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한 번만 보면 기억하고 사물과 사람을 순간 이동시킬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이 흑인 해방을 위한 비밀 조직 요원이 되면서 속박과 차별에 맞서 투쟁하는 내용입니다.
인종, 성별, 빈부, 계급 등에 따른 차별이 극심하던 19세기 미국 남부 버지니아와 북부 필라델피아를 배경으로 약자들이 어떻게 억압을 벗어났을까 상상하다 초능력이라는 장치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세상과 나 사이'로 미국도서상을 받은 작가 타네히시 코츠는 여성과 노인, 장애인,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약자들이 자신의 역사를 스스로 기억하고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착취하는 자가 약자의 이야기를 기억해주는 법은 없어서 약자는 세상에 스스로 목소리를 남겨야 합니다.
출간 후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1년 만에 북미에서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 등으로 많은 독자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나카노 교코가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을 향한 다섯 가지 욕망으로 돌아왔습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욕망의 존재'이며 인류 역사는 때로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고 때로는 윤리와 제도로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발전해 왔다고 말합니다.
욕망으로 고뇌에 빠지거나 갈등이 빚어지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결정적 순간, 그것이 그림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에 인간의 욕망이 담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암기하듯 지루하게 그림을 보는 경직된 감상법이 아닌 상상을 통해 작품을 풍성하게 느끼고 즐기도록 안내합니다. 이를테면 저자는 러시아의 화가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에서 화가가 포착해 낸 순간을 생생하게 상상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그림은 어떠한 사회적 맥락에서 탄생했는가? 힘겹게 배를 끄는 인부들은 무엇을 탐하고 있는가? 혹은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가?
작은 부분만으로 그림 전체까지 상상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 선입견 없이 그림을 관찰하고 생각하다 보면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고 해석하게 됩니다.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 BBC 선정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하버드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산 책, 서울대 신입생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 조지 오웰의 '1984' 수식어는 찬사에 가깝습니다.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로 널리 알려진 조지 오웰의 마지막 작품 '1984'는 전 세계 65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천만 부가 팔렸고, 국내에도 여러 판본이 출간돼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 번역에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오웰이 본문에 단 각주로 설명하는 신어가 현대영어가 아닌 작품 속에서 만들어낸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작품에 등장하는 Crime think, Good sex 등은 현대 영어가 아니라 작품 속에서 만들어진 단어인데 영어로 접근하면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해당 단어들은 범죄 생각, 좋은 섹스 등이 아니라 사고범죄, 정통섹스 등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번역의 '1984'는 작품을 빅 브라더의 세계 지배를 그린 암울한 작품을 넘어 빅 브라더 세계를 이겨 낸 후의 이야기까지 나아갑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뿐 아니라 이미 읽은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역사학자이자 박물관 마니아인 저자가 백제의 역사 흔적을 따라 홀로 여행하며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동네 산책하러 나가거나 영화관을 가듯이 역사 여행도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 저자는 사당으로 가는 버스가 오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고, 잠실로 가는 버스가 먼저 오면 한성백제박물관으로 갑니다.
일상적으로 늘 해왔던 산책 같은 가벼운 역사 여행이지만 책 속에 든 내용만큼은 가볍지 않습니다.
저자가 스무 살 이후 경주만 100번 이상 다녀왔다는 이른바, 신라 경주 마니아기 때문으로, 신라를 향한 애정과 전문성을 담았습니다.
88세 장수왕이 백제와의 전쟁을 직접 지휘한 까닭을 들려주고, 무령왕 내외가 사후 27개월 뒤에 합장한 이유도 알려줍니다. 금동관과 금동신발, 정림사지 5층 석탑 등 백제의 보물에 얽힌 사연이 친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미국 등 수 많은 나라의 개입에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 저자는 백 년 가까운 분쟁의 원인을 '부정의 순환'으로 설명합니다.
우선 서로 상대를 이해하고 서로 역사와 존재를 인정하며, 그런 바탕 위에서 대화를 시작해야 분쟁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겁니다. 편지로 유대인의 4,000 년 역사와 개인적 경험을 길잡이 삼아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으로서 느끼는 신앙과 자부심, 분노와 고뇌의 복잡한 가닥을 풀어갑니다.
분쟁의 현실적 해법과 정치적 타협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 종교를 이해하고 나아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일상적으로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 기존 갈등의 원인인 부정적 순환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공존의 미래'가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규칙을 모르고 스포츠를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골프도 마찬가지로 라운드 중에 골프규칙을 알면 플레이를 더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골프는 심판 없이 진행되는 스포츠지만 18홀 기준 약 28만 평 이상이나 되는 드넓은 골프코스 곳곳에서 벌어지는 매우 다양한 상황들에 적용되는 골프규칙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한국골프대학교 정경조 교수(영문학 박사)와 남재준 교수(스포츠산업경영학 박사)가 주말 골퍼들을 위해 친절한 규칙서를 들고 왔습니다.
1744년 스코틀랜드에서 최초로 13개 조항이 만들어진 이래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독자적으로 다른 규칙을 제정하다 1952년 공동규칙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 4년마다 수정, 보완해오다 1984년 모든 규칙을 대폭 재편성해 34개조 규칙을 완성했습니다.
이 책은 일반 골퍼들이 골프장에 도착해 1번 홀 티 샷부터 18번 홀 마지막 퍼팅을 할 때까지 1장 티잉 구역, 2장 일반구역, 3장 페널티구역, 4장 벙커, 5장 퍼팅그린을 따라가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규칙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복잡한 규칙보다는 골프코스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상황과 주말골퍼들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