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11월 11일)에서 국내 뷰티, 패션, 식품 기업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려있던 소비가 터지는 이른바 '보복소비'가 나타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연이어 경신했다.
12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열린 광군제 행사에서 티몰,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 알리 익스프레스, 카오라, 페이주 등은 총 4982억 위안(약 83조8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2684억 위안)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번 광군제 행사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뷰티업체를 중심으로 이랜드, 애경산업, 농심, 삼양식품 등 각 분야의 대표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 그 결과 한국은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농심은 광군제 행사 기간동안 총 91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00만 위안)대비 30% 증가한 규모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짜파게티, 너구리 등 인기 제품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8종'이 판매 상위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신라면(5입), 김치라면(5입) 등이 뒤를 이었다.
K-뷰티는 이번 광군제 행사에서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에서 후와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등 6개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 매출은 15억50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174%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후는 매출이 181% 신장한 가운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에 올라서며 뷰티브랜드 10억 위안 브랜드 클럽에 입성했다. 후 '천기단 화현' 세트는 티몰 전체 카테고리 중 매출 기준으로 화웨이,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광군제 행사에서 매출이 전년대비 100% 증가했다고 밝혔다.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매출은 174% 늘었다. 설화수는 지난달 예약판매 10분 만에 매출 1억을 돌파, 13시간 만에 지난해 실적을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이밖에 프리메라(446%)와 미쟝센(242%), 헤라(100%) 등 뷰티·생활 브랜드로 전년대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애경산업은 전년대비 24% 증가한 매출 6881만 위안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제품은 '에이지 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로 행사 기간에 45만 4000개가 판매됐다. 에이지 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는 티몰 내 BB크림 부문에서도 3년 연속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K-패션 대표주자 이랜드도 이번 광군제 행사에서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랜드가 올린 매출은 4억75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는 광군제 기간 동안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억 위안을 넘기며 한국 여성 브랜드 최초로 20위권 내에 진입했다. 아동복 브랜드 '포인포'는 광군제 시작 30분 만에 16개 상품을 모두 완판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는 중국 내 활동하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상품 생산부터 판매, 온라인, 물류 배송의 전 과정을 직접 하며 효율과 속도를 높여왔다"며 "온·오프라인 재고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과 물류 통합 시스템을 통해 당일 배송률을 47%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 이번 광군제 흥행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락앤락은 이번 광군제 행사에서 4926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4% 가량 성장한 규모다. 품목별 매출로는 텀블러·보온병 카테고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품 텀블러·물병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티몰 직영몰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상승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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