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 바이든 당선인이라 칭하지 않으면서 `마이웨이` 노선 강조
입력 2020-11-12 11:20  | 수정 2020-11-19 11:36

11일(현지 시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시켰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바이든 시대'에도 홍콩에 대한 기존 중국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아직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호칭하지 않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관보를 통해 중국 최고 입법기관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 ?카키, 데니스 궉, 케네스 렁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이들이 작년 미국을 방문해 미국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원직을 박탈당한 케네스 렁 의원은 홍콩 정부의 발표 직후 "오늘은 슬픈 날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영광의 날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물러나지만 우리의 뒤를 이을 많은 홍콩인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계속해서 홍콩의 핵심 가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다른 15명의 범민주진영 의원들은 동반 사퇴를 결의했다. 이럴 경우 홍콩 의회는 친정부 인사들로만 채워지고 야당의 목소리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에게는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 이후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중국 정부가 이번 의원직 박탈을 통해 바이든 시대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아무리 홍콩 사태에 개입하려고 해도 중국은 이에 저항하며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확실하게 유지하겠다는 의사표명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추가 제제를 예고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이제 중국공산당이 홍콩에 일당독재를 확대하는 것을 가리는 '가리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법, 홍콩 자치법, 홍콩의 자유를 말살한 책임이 있는 이들을 가려내고 제재하기 위한 홍콩 정상화에 관한 행정명령 등이 부여한 모든 권한을 계속해서 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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