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수술을 받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60살 디에고 마라도나가 퇴원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이달 3일 두부 외상 후에 출혈이 생겨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장막하혈종으로 수술을 받은 마라도나는 오늘(1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올리보스의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60세 생일을 맞은 그는 이달 2일 빈혈, 탈수 등 증상으로 소속팀인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힘나시아의 연고지 라 플라타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장막하혈종 진단을 받고 전문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받은 지 8일이 지나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나선 마라도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북쪽의 티그레에서 요양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티그레는 마라도나의 딸인 히아이나의 집과 가까운 곳입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 전력이 있는 마라도나는 약물에서는 벗어났으나 알코올 의존 증상은 여전히 있어 관련 치료도 해 나갈 예정입니다.
마라도나의 주치의인 신경과 전문의 레오폴드 루케는 "마라도나가 수술이나 (알코올) 금단 증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진전을 보인다. 그의 병력 등으로 봤을 때 심각한 중독자는 아닌 만큼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을 끊고 싶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86년 월드컵에서 선수로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고 은퇴 이후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지낸 마라도나는 지난해부터 힘나시아의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루케는 마라도나의 현장 복귀에 대해 "나에게 묻는다면, 누구도 다른 사람의 직업을 앗아갈 수는 없다고 답할 것이다. 마라도나가 압박감을 덜 느끼는 공간이 운동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마라도나는 1997년 선수 은퇴 이후 지속해서 건강 문제를 겪어 왔습니다. 2004년엔 심장 마비로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마라도나의 변호인인 마티아스 모를라는 현지 취재진에게 "마라도나는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지 모른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출혈을 발견한 건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마라도나의 회복 의지는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