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석·박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한 가운데 국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한 시민이 홍진영 관련 "부정 입시 및 부정 석·박사 학위에 대해 정식 수사를 청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청원이 올라온 이후 동의한 사람은 이틀 만에 4200명을 넘었다.
청원인은 "한국의 교육 제도는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조금이라도 부정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경찰과 검찰의 정식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이어 "일반적으로 15% 이상의 수치가 나왔을 때 논문은 표절이라고 여겨진다"며 홍진영의 논문이 74%의 표절률을 기록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홍진영이 학위 반납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에는 학위 반납 제도가 없다"며 "의혹에 대해 상식을 벗어나는 답변을 했다"고 힐난했다.
청원인은 "현재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해 대학 입학과 석·박사 학위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고 더 큰 부정행위가 발각되는 것을 우려해 가능하지도 않은 학위 반납 의사를 밝히며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청원인은 또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홍진영과 아버지, 조선대에서 복합적인 부정행위 및 범법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정식 수사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이 모씨(26)는 "사실 논문표절은 애교 수준"이라며 "홍진영이 대학원 입학시험을 치고 대학원 수업도 다 들었는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석사 논문은 몇 년씩 연구실에서 힘들게 쓰는 건데 홍진영 의혹을 접하고 허탈했다"고 털어놨다.
네티즌들은 "교육비리는 한국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skdl****)" "TV에서 사회자가 홍진영은 박사 소지자라고 소개하니 말을 끊더라(bale****)" "검찰의 정식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mkim****)" "청원 동의하러 갑시다(dyou****)" 등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대학생 김 모씨(24)는 "이번 사건에서 가수 홍진영의 잘못도 있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물타기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이어 "한국 사회에서 공인에 대한 잣대가 지나치게 과도한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치인의 경우 8·15 특별사면이라는 기회가 있지만, 연예인의 자숙기간에는 제한이 없다. 연예인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사법적 판결 외에도 그것이 공공연하게 대중에게 알려져 직업을 잃게 되기도 한다.
홍진영은 지난 2009년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3년 뒤 2012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도 땄다.
하지만 카피킬러 검사 결과 홍진영의 석사 논문이 74%의 표절률을 기록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빗발친 항의에 조선대학교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홍진영의 학위 취소를 검토키로 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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