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초등학생을 성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12년째 복역해 온 조두순이 다음달 13일 만기출소 후 경기도 안산 자택으로 돌아오는 것과 관련해 인근에 거주하는 피해자 가족이 결국 이사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아버지는 11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12년 만에 우리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사건을 당하고 12년 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다. 다 같이 울었다"면서 "부모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가 떠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두순이) 정말 반성하고 있다면, 정상인이라면 피해자 주변으로 온다는 소리는 감히 못 할 거다"며 "(피해자가) 하루하루 그 고통을 이기면서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과연 이 피해자들의 아픔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1년, 아니면 2년에 한 번씩 담당 공무원이 바뀌었고, 업무 파악도 잘 안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조두순 출소 전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해 출소 즉시 피해자 접근금지와 음주 금지, 아동시설 출입금지, 외출 제한 등 준수사항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찰은 조두순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 안심 구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 증설과 방범초소 설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조두순은 성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3년 전 '재범 위험이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가 1년 만에 다시 '위험성이 높다'는 판정이 나와 상향된 단계의 처방을 받았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난 9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 출연해 조두순의 상태에 대해 "심리치료 결과 성적 이탈성이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미성년자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소아성 평가에서도 불안정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포항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그는 출소 후 안산시로 돌아갈 예정이다. 안산시는 수감 전 조두순이 살던 도시로 아내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출소한 뒤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측은 11일 2억 원이 넘는 성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이번 달 30일까지 모금 운동을 마무리한 뒤 성금 전달식을 오는 12월1일 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사준비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주 안에 가족들 통장으로 성금을 보낼 계획"이라고 알렸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