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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2루수' 정근우 "많은 것 이뤄 은퇴에 미련 없다"
입력 2020-11-12 09:19  | 수정 2020-11-19 10:03

프로야구 역대 최고 2루수로 꼽히는 38살 정근우가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정근우는 어제(11일) 은퇴 기자회견을 하러 얼마 전까지 몸담은 팀 LG 트윈스의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 현역 인생 마지막으로 출근했습니다.

그는 "(고려대에서) 연습 경기를 뛰다가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운 기억이 너무나 생생한데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는 게 아쉽다"면서도 "16년간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고, 많은 것을 이뤄 은퇴에 미련 없다"고 은퇴의 변을 남겼습니다.

이어 "1∼2년 전에 포지션 변경에 방황하면서 여러 고민도 했는데 (LG로 옮겨)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기회를 얻어 더욱 감사드리고, 이 자리에서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2루수로 은퇴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정근우는 "최고 2루수 맞습니다"라며 호탕하게 웃고 팬과 언론의 평가에도 맞장구를 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지명돼 프로 이력을 시작한 정근우는 SK(2005∼2013년), 한화 이글스(2014∼2019년), LG 트윈스(2020년) 세 팀에서 뛰고 통산 1천747경기에서 타율 0.302, 홈런 121개, 타점 722개, 도루 371개를 남겼습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작은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펀치력을 겸비해 역대 최고 2루수로 평가받습니다.

2009년 타율 0.350을 치고 도루 53개를 기록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SK의 톱타자로 맹활약해 2007년, 2008년,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습니다.

또 골든글러브(2006년·2009년·2013년)를 세 번 받고 두 번의 득점왕(2009년·2016년)도 차지하는 등 SK에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2013년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간 총액 70억 원에 사인하고 잭폿을 터뜨렸습니다.

정근우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한화에서 뛰던 마지막 무렵에는 2루수에서 중견수로 보직을 바꾸기도 했고, 2차 드래프트로 LG로 이적한 뒤에는 주로 백업 2루수로 뛰다가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정근우는 국가대표로도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의 현장에는 늘 정근우가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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